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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손흥민은 계속 대한민국을 위해 뛸 것이다."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무기력한 플레이, 잇단 백패스 미스로 2실점한 후 64년 만의 아시안컵 결승행을 놓친 후 캡틴 손흥민은 연신 아쉽고 죄송하고 속상하다는 말로 고개 숙였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예선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그전에 제가 대표팀을 계속 할 수 있을지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같다.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하실 수도 있고,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꼈다. "클린스만 감독님을 비판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아시안컵 우승하려고 모셔왔는데… 하지만 4강 문턱에서 좌절하고 패배한 것에 대해 감독님이 질책 받는 것이 안타깝다. 토너먼트 시작 전부터 감독님에 대한 시선이 너무 안좋았기 때문에 감독님도 분명히 부담이 크셨을 텐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이겨내셨고, 선수들 케어하는 데 있어서도 티도 하나도 안내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시는 부분에 있어서 큰 감명을 받았다. 대표팀 1년 하셨는데 감독님이 한국에 돌아가셔서 더 많은 분석을 하실 거고 잘한 경기, 잘못한 경기 분석하셔서 단단한 팀을 만드실 거다. 그 다음 문제는 제가 소집이 되면,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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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과의 4강에서 패한 후 진한 아쉬움 속에서도 손흥민은 "후회는 없다"고 했다.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였을 뿐 예전처럼 주저앉아 울지않았다. 31세의 캡틴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매경기 후회없이 뛰었다. 6경기 전경기 풀타임, 총 70.55km, 팀내 모든 선수를 통틀어 2번째로 많이 뛰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공개한 개인별 기록을 보면 바레인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부터 요르단과 준결승전까지 6경기, 전경기에서 10km 이상을 뛰었고, 총 활동거리는 70.55km로, 경기당 평균 11.76km를 뛰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선수 중 손흥민보다 활동량이 많았던 선수는 73.11km를 뛴 '1998년생 풀백' 설영우(울산)가 유일했다.
호주에게 90분간 지고 있었던 8강전, 종료 1분전 필사적인 드리블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도, 연장 전반 프리킥 원더골로 역전승을 이끈 것도, 기적의 4강행을 이끈 것도 캡틴 손흥민이었다. 가장 많이 뛰고, 가장 잘 뛴 손흥민이 요르단전 패배 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감독님도 잘못이 없다. 제가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저를 질책해달라"고 했다. "두 번의 120분 연장 혈투가 요르단전 패배의 요인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우리 상황을 회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답변"이라면서 "축구를 하다보면 그렇게 해서 이기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도 있다. 그런 게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런 캡틴이 또 있을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