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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차미네이터' 차두리(44)의 축구 인생은 '차범근 아들'에서 시작했다. 축구선수 차두리가 아닌 '차범근 아들'로 더 유명했다. 숙명이었다. 현실은 냉혹했다. 그는 늘 모범이 돼야 했다. 오직 앞만 보고 달렸다.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세상과 싸우며 성장했다. 고정관념을 털어내기 위한 고독한 투쟁이었다. 유럽에서 살아남기 위해 포지션도 변경했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말을 갈아탔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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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코치는 지난달 개막한 카타르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호'의 궂은 일을 담당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차 코치는 쉴 시간이 없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잇는 역할을 한다. 코칭스태프의 얘기를 정리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훈련도 직접 지도하고 있다. 24시간이 부족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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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코치와 손흥민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과거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손흥민은 차 코치를 "삼촌"이라고 부를 만큼 믿고 따랐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선 특별한 순간을 합작하기도 했다. 차 코치는 당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 후반 폭발적인 스피드로 손흥민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를 받은 손흥민은 쐐기포를 꽂아 넣으며 승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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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대회까지 '클린스만호'의 코치로 함께한다. 어쩌면 차 코치 인생에 지금이 매우 특별한 순간일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차 코치와 한국 축구에 어떤 의미로 남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