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캔버라(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카타르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
현지 방송에서 아시안컵 뿐만 아니라 축구 관련 소식을 접하는 건 가뭄에 콩나는 듯 하는 수준. 자국 대표팀이 출전한 아시안컵 소식은 '제로' 수준이다. 그러나 호주의 '국기'로 꼽히는 크리켓은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 경기까지 수시로 중계되고 있다. 영 연방 국가들이 즐기는 럭비를 비롯해 럭비와 축구의 중간 쯤인 호식 축구(Austrailian Football), 경마 소식은 하루 종일 전파를 타고 있다. 지상파와 스포츠채널 방송 뿐만 아니라 현지 신문 역시 크리켓과 럭비, 호식 축구 소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시안컵과 축구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캔버라 시내에서 만난 한 교민은 "호주 사람들은 축구가 럭비나 호식 축구에 비해 운동량이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며 "격렬하게 몸을 부딪히고 실제 큰 부상도 종종 나오는 두 스포츠에 비해 축구는 소위 '헐리우드 액션' 같은 장면이 종종 나오는 등 '남자다운 스포츠'라는 인식이 약하다"고 전했다. 또 "크리켓이나 럭비, 호식 축구에 비해 축구는 '이민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라는 인식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호주의 모습은 수 년전 미국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
호주와 마찬가지로 축구를 '사커(Soccer)'로 칭하는 미국에선 야구, 아이스하키, 미식축구, 농구가 4대 메이저스포츠로 불린다. 축구는 '어린 아이들이나 여자가 하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 변방의 스포츠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미국에선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을 창설(인터 마이애미)해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진출했고, 최근엔 리오넬 메시가 입단하면서 시즌권이 매진되는 등 인기를 급속히 끌어 올리고 있다.
호주에서도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6 독일월드컵에서 호주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일궈낸 이후 인기가 반짝 상승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인기는 월드컵에 국한될 뿐, 국내에서의 관심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카타르아시안컵이 한창인 현재 호주의 분위기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캔버라(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