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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현장]韓 조기 16강행 이끈 '캡틴' 백승호, '희생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09-21 19:47 | 최종수정 2023-09-21 22:36


[진화 현장]韓 조기 16강행 이끈 '캡틴' 백승호, '희생의 아이콘'으…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고 있는 백승호.

[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캡틴' 백승호(26·전북)는 5년 전 아픔을 겪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끌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김 감독은 "연령은 크게 보지 않고 선수가 가진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면서도 "안타까운 부분은 백승호다. 백승호는 그 동안 열심히 했고,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지만 부상 문제로 인해 회복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회복하더라도 대회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현지 더위에 적응해야 한다. 적은 인원으로 로테이션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부상 중인 백승호가 현지 적응과 함께 빡빡한 대회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진화 현장]韓 조기 16강행 이끈 '캡틴' 백승호, '희생의 아이콘'으…
후반 교체된 백승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황선홍 감독.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최종 엔트리 탈락에 아파했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절치부심한 끝에 A대표팀 미드필더로 당당히 부활했다. 2년 전 K리그로 유턴한 백승호는 시즌 초반 체력적 문제를 극복하며 후반기 K리그에 완벽 적응한 모습이었다. 이후 전북에서 주전 중앙 미드필더로 뛰면서 기회를 엿봤고, 항저우아시안게임 와일드 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뽑힐 수 있었다. 돌고 돌아 원했던 자리로 돌아왔다.

그 사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도 경험했다.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선 0-4로 끌려가던 후반 31분 아크 서클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기도. 이 골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선정한 최고의 골 후보에 포함되기도 했다.

백승호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군체육부대 1차 합격자로 뽑혔다. 오는 12월 김천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진화 현장]韓 조기 16강행 이끈 '캡틴' 백승호, '희생의 아이콘'으…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터트린 백승호.
백승호에게는 더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랐다. 황선홍 항저우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은 백승호에게 주장 완장을 건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을 이끈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또 한 번의 와일드 카드 주장이 됐다.

백승호는 지난 19일 쿠웨이트전부터 '캡틴'다운 경기력을 뽐냈다. 공격적인 부분보다는 수비진과 공격진의 중간에서 이음새 역할을 했다. 특히 2-0으로 앞선 전반 44분에는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을 골대에 꽂아넣었다. 환상적인 프리킥이었다.

21일 태국전에서도 백승호는 '희생의 아이콘'이었다. 공격적인 부분은 홍현석(헨트)에게 맡기고, 자신은 톱니바퀴를 자처했다. 그러면서도 번뜩이는 움직임은 황선홍호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1-0으로 앞선 전반 20분에 터진 추가골은 백승호의 발부터 시작됐다. 백승호가 상대 뒷 공간을 파고든 황재원(울산)을 보고 정확한 롱킥을 배달했고, 박재용이 끝까지 공을 살리자 문전에 있던 안재준이 골망을 흔들었다.


2-0으로 앞선 전반 29분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맞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을 날렸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백승호는 후반 10분 정호연과 교체돼 체력을 아끼게 됐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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