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후반 교체되는 백승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황선홍 감독.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터트린 백승호.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백승호(26·전북 현대)가 대한민국 캡틴 데뷔전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9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해트트릭과 조영욱(김천 상무)의 멀티골을 앞세워 9대0 대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로 더욱 주목을 받았던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산뜻한 출발을 보이며, 한국 선수단에 기를 불어넣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조1위로 뛰어올랐다. 앞서 열린 태국과 바레인의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다. 무려 6명의 선수들이 골맛을 본 가운데 다득점까지 성공한 황선홍호는 남은 조별리그에 대한 부담까지 덜어냈다.
황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조영욱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2선에는 엄원상 고영준 정호연 정우영이 위치했다. 와일드카드이자 주장인 백승호가 공격적인 포메이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아 중심을 잡았다. 포백에는 황재원 이한범 박진섭 박규현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고 있는 백승호.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터트린 백승호.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백승호는 이번 대회 주장을 맡았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이끈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또 한번의 와일드카드 주장이 됐다.
1997년생 백승호는 그라운드 위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었다. 그는 대동초-매탄중을 거쳐 2010년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했다. 위기가 있었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공식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18세 미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경우 선수들의 부모와 현지에서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백승호는 FC바르셀로나에서 함께 성장하던 이승우 장결희와 함께 2016년까지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3년을 잃었다. 그후 2017년 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에 완패하며 16강에서 조기탈락하며 눈물을 쏟았다.
징계가 풀린 백승호는 짧은 기간 바르셀로나 B팀에서 활약하다 1군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고 2017년 지로나로 이적했다. 2019년 1월에야 스페인 성인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공교롭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데뷔전 상대팀은 FC바르셀로나였다. 백승호는 지로나와 다름슈타트(2019년~2021년)에서 유망주의 티를 벗었다.
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는 백승호.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터트린 백승호.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눈물을 계속됐다. 그는 리우올림픽,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도쿄올림픽에 부상 등의 이유로 번번이 낙마했다. 또한, 지난 2021년 유럽에서 K리그로 돌아오는 과정에선 수원 삼성과 합의서 위반 논란을 야기했다. 성장통을 겪은 백승호는 전북 입단 후 훨훨 날았다. 김상식 전 전북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아래 빠르게 제 자리를 찾았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백승호는 A대표팀에 합류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선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시원한 중거리포로 환호했다.
백승호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군체육부대 1차 합격자로 뽑혔다. 12월 김천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는 황 감독의 부름 아래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게됐다. 주장 완장까지 달았다. 3연속 정상을 노리는 '황선홍호'의 키를 쥐었다. 그는 "금메달을 따야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백승호는 쿠웨이트와의 첫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팀이 2-0으로 앞서던 전반 44분 놀라운 프리킥 득점으로 환호했다. 한국은 이날 무려 9대0 완승을 거뒀다. 백승호의 완벽한 '코리아 캡틴' 데뷔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