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우영 해트트릭' 6명이나 골맛 본 황선홍호, '첫 판' 쿠웨이트에 9대0 '대승'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09-19 22:53


'정우영 해트트릭' 6명이나 골맛 본 황선홍호, '첫 판' 쿠웨이트에 9…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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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9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해트트릭과 조영욱(김천 상무)의 멀티골을 앞세워 9대0 대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로 더욱 주목을 받았던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산뜻한 출발을 보이며, 한국 선수단에 기를 불어넣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조1위로 뛰어올랐다. 앞서 열린 태국과 바레인의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다. 무려 6명의 선수들이 골맛을 본 가운데 다득점에 성공한 황선홍호는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던 첫 경기, 한국은 전반 3분만에 선제골을 넣는데 성공하며,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우려가 컸던 황선홍호는 선수들이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고, 전술적으로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상대 뒷공간을 끊임없이 공략하며,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수비에서도 전방부터 과감한 압박이 돋보였다. 황선홍호는 쿠웨이트전 대승을 통해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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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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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은 대회 전 "아시안게임 3연패 도전이 얼마나 험난하고 긴 여정이 될지 잘 알고 있다"면서 "선수들과 함께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출사표를 냈다. 주장 백승호(전북)도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며 "첫 경기부터 차근차근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금메달을 따 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다. 2014년 인천대회에서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3대0 쾌승은 7전 전승 우승의 밑거름이 됐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선 바레인을 6대0으로 대파하며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뽐냈다.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는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가장 필요한 승점 3점을 안겨줄뿐 아니라 라커룸 내 위닝멘털리티를 키워준다. 감독이 선수단을 운영하는데 여유를 선물한다. 더욱이 이 경기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우리나라 전 종목 선수단의 첫 경기이기도 하다. 황 감독은 "(전체 선수단의 첫 경기라는 이유로) 부담을 많이 주시는데, 충분히 이해한다"며 "한국 전체 팀의 사기 문제도 있으니 선수들이 뜻을 모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좋은 결과와 기운을 (한국) 선수들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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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조별예선 첫 경기를 준비하는 축구대표팀.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황 감독은 최정예로 라인업을 꾸렸다. 4-2-3-1 카드를 내세웠다. 조영욱이 최전방에 섰다. 2선에는 정우영-고영준(포항 스틸러스)-엄원상(울산 현대)이 자리했다. 중원에는 '캡틴' 백승호(전북 현대)와 정호연(광주FC)이 포진했다. 포백은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박진섭(전북)-이한범(미트윌란)-황재원(대구FC)이 이뤘다. 골문은 이광연(강원FC)이 지켰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 설영우(울산)는 A대표 유럽 원정 여파로 벤치에 앉았다.

시작과 함께 좋은 기회를 잡았다. 전반 1분 황재원이 오버래핑하며 좋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아쉽게 정우영의 발에 맞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2분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해결사는 정우영이었다. 정우영이 조영욱과 2대1 패스를 시도했다. 수비가 걷어내려 했지만 정우영이 적극적으로 볼을 잡았다. 골키퍼와 맞선 정우영은 침착하게 마무리에 성공했다. 한국이 계속 공격적으로 나섰다. 6분 엄원상의 컷백은 상대 수비에 막혔다. 1분 뒤에는 엄원상이 멋지게 뒷공간을 파고 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무산됐다.

한국의 일방적인 공세가 계속됐다. 엄원상과 황재원이 포진한 오른쪽 공격이 계속해서 쿠웨이트 측면을 흔들었다. 하프스페이스까지 들어가 컷백을 시도했지만, 상대의 육탄방어에 막혀 슈팅까지 연결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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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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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추가골이 나왔다. 엄원상이 침투하는 순간, 백승호가 절묘한 침투패스를 보냈다. 엄원상의 왼발슛은 골키퍼를 맞고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어 흐른 볼을 조영욱이 잡아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21분 쿠웨이트의 첫 슈팅이 나왔다. 프리킥은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의 공격이 이어졌다. 백승호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박진섭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은 여유를 갖고 공격을 이어갔다. 쿠웨이트가 간헐적으로 공격에 나설때, 빠르게 압박하는 모습도 좋았다. 중앙 수비도 빠른 커버로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한국은 계속해서 상대 뒷공간을 공략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35분에는 조영욱이 오른쪽으로 이동해 중앙에 이동한 엄원상에게 볼을 건넸다. 엄원상은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 맞고 나왔다. 37분에는 백승호가 먼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2골차 리드가 아쉽다고 느껴지던 전반 막판, 골폭풍이 터졌다. 43분 '캡틴' 백승호가 환상적인 프리킥까지 성공시켰다. 절묘한 공간으로,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들어갔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상대 실수를 틈타 쐐기골까지 만들어냈다. 고영준이 완벽한 스루패스를 보냈고, 정우영이 뛰어들며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4-0이 되자, 쿠웨이트는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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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도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3분 또 다시 추가골이 터졌다. 또 다시 정우영이었다. 후방에서 뛰어드는 엄원상을 향해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보냈다. 엄원상은 오른쪽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컷백을 시도했다. 조영욱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왔다. 흐른 볼을 정우영이 밀어넣었다. 정우영은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1분 뒤에는 포트트릭의 기회가 왔다. 엄원상이 멋지게 돌파하며, 왼쪽에 자리한 정우영에게 볼을 보냈다. 정우영은 왼발로 슛을 시도했다. 제대로 맞지 않았다. 6분에는 엄원상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조영욱이 상대 수비라인을 유도하며, 침투하던 엄원상에게 스루패스를 보냈다. 엄원상이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왼발슛을 시도했고, 골키퍼 옆을 지나며 쿠웨이트 골망을 흔들었다.

황 감독은 9분 변화를 줬다. 엄원상 고영준 황재원을 빼고 안재준(부천FC) 박재용(전북) 최준(부산 아이파크)를 투입했다. 박재용이 원톱 자리에, 조영욱이 섀도 스트라이커로 내려오고 안재준이 오른쪽에 자리하는 변화를 꾀했다. 12분 최준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박재용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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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는 설상가상으로 19분 핵심 수비수가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쿠웨이트는 역습을 노렸지만, 한국의 수비를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20분 한국이 또 한번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안재준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멋진 침투패스를 보냈다. 뛰어들던 조영욱이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1분 뒤에는 박재용이 높은 타점을 이용해 헤더를 시도했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23분 황 감독은 또 한번의 변화를 줬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정우영을 빼고 홍현석을 넣었다. 큰 점수차로 앞서며 경기운영의 폭이 넓어진 황 감독은 체력 안배와 선수단 컨디션 조절이라는 두마리 토끼까지 잡게 됐다.

한국의 공격은 계속됐다. 안재준이 오른쪽을 무너뜨린 후 크로스를 시도했다. 조영욱이 뛰어들며 헤더를 시도했지만, 제대로 머리에 맞지 않았다. 27분에는 높은 위치에서 압박에 성공하며, 바로 역습에 나섰다. 오른쪽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강하게 크로스를 보냈지만, 뛰어들던 조영욱과 홍현석의 발에 맞지 않았다. 한국은 또 다시 한골을 추가했다. 28분 절묘한 침투패스를 받은 조영욱이 침착한 왼발슛을 시도했다. 볼은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지나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조영욱의 멀티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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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분에는 쉬고 있던 설영우까지 들어갔다. 중원을 안정되게 지켜주던 백승호가 빠졌다. 박규현을 왼쪽 미드필더로 두고, 홍현석을 중앙으로 보내는 변화를 줬다. 황 감독은 첫 경기에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또 한골을 추가했다. 35분 한국이 환상적인 볼돌리기 이후 설영우가 왼쪽 측면을 멋지게 침투했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보냈고, 박재용이 슬라이딩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막판으로 향해도 한국의 압박 강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쿠웨이트가 어쩌다 공격으로 나서려해도 앞선에서 부터 끊기기 일쑤였다. 쿠웨이트는 막판으로 갈수록 자포자기 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계속해서 그라운드에 누웠다. 한국의 빠른 공격을 막아내느라 체력적으로 고갈됐고, 뒷근육에 무리가 왔다. 한국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전반부터 보여준 패스와 무브먼트가 경기 막판까지 계속됐다.

추가시간이 6분이 주어졌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득점을 노렸다. 박진섭이 공격까지 올라와 강력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수비 맞고 벗어났다. 바로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홍현석의 크로스를 박재용이 헤더로 연결했다. 골키퍼에 막혔다. 종료 직전 안재준까지 골맛을 ?H다. 후방에서 온 볼을 잘 잡아둔 뒤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결국 경기는 9대0으로 끝이 났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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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해트트릭' 6명이나 골맛 본 황선홍호, '첫 판' 쿠웨이트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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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첫발을 뗀 황선홍호는 21일 오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2차전을 치른다. 이날 승리할 경우, 황선홍호는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이번 대회 남자축구는 23개국이 6개조로 나뉘었다. A, B, C, E, F조에는 4개국이, D조에는 3개국이 편성됐다. 각 조 2위까지 12개국에 더해 3위 국가 중 성적이 좋은 4개국이 16강에 오른다. 2승을 할 경우, 2위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2차전을 쉽게 볼 수 없는 것이 4년 전 한국은 1차전에서 완승을 거둔 후 말레이시아에 충격패를 당한 바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태국전 포인트는 역시 이강인 출전 여부다. 이강인은 20일 결전지에 합류한다. 당장 출전은 어렵겠지만, 일단 분위기 차원에서 후반 출전을 예상해볼 수 있다.

C조는 벌써 16강팀이 가려졌다.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가 기권을 선언하며, 남은 홍콩과 우즈베키스탄이 어부지리로 16강을 확정지었다. 갑자기 2개 팀이 동시에 빠지자 조직위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자문했고, 대회 시작까지 시간이 촉박한 터라 AFC도 그대로 대진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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