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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현장코멘트]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 "이런 경기, 내 축구인생 처음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3-09-17 18:46


[K리그2 현장코멘트]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 "이런 경기, 내 축구인생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런 폭우 속, 드라마틱한 경기, 내 축구 인생 처음이다."

충남아산FC 전 선수단은 물론, 팀을 이끄는 박동혁 감독에게도 '인생경기'가 펼쳐졌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 속, 그라운드는 물에 고여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후반 43분까지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막판 2골이 연달아 터지며 드라마틱한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폭우 속의 기적'이라 부를 만한 승리였다.

박 감독이 이끄는 충남아산은 17일 오후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우중 난타전' 끝에 FC안양을 4대3으로 물리쳤다.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한 충남아산은 전반 27분과 39분에 각각 김강국과 강민규의 골을 앞세워 2-1로 역전한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후반 4분 만에 주현우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허용했고, 계속해서 6분 뒤 홍창범에게 재역전골을 내주며 2-3으로 끌려갔다. 폭우로 인해 전술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동물적인 움직임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그렇게 종료가 임박하던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44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박대훈이 다시 동점골을 넣었다. 이어 재개된 플레이, 거의 1분 만에 재재역전골이 터졌다. 충남아산 진영에서 수비수 박성우가 전방으로 클리어링하기 위해 길게 찬 공이 바운드 된 이후 앞으로 나와 있던 박성수 골키퍼의 머리를 넘어 골문으로 들어가는 행운이 나온 것. 결국 이 행운의 골 덕분에 충남아산이 4대3으로 승리하며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극적인 승리를 경험한 박동혁 감독은 "오늘은 굉장히 올해 처음으로 운이 따라준 경기였다. 이 운은 결국 선수들이 그간 열심히 준비했고, 이기려는 마음이 강해서 비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행운에 감사함을 표시했다.


[K리그2 현장코멘트]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 "이런 경기, 내 축구인생 …
사진제공=충남아산FC
이어 박 감독은 "2-1로 리드했을 때 흐름이 좋았지만 후반에 실점하며 어려움이 있었다. (폭우로 인해) 어떠한 전략이나 전술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투지와 이기려는 정신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 이겼다. A매치 휴식기, 3연패 하면서 모든 구성원이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늘 승리를 계기로 순위도 올라가고, 연승도 달리고 팀이 좀 더 즐거운 분위기 속에 할 수 있도록 운이 이어지길 바란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등 모든 구성원이 고생한 결과다. 모든 구성원과 스태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감격은 그치지 않았다. 그는 "내 축구 인생에서 이런 폭우 속 경기도 처음이고.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골이 들어가서 4대3 역전승도 축구 인생에서 처음이다"라면서 "이런 행운이 우리에게 따라준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힘을 내서 다음 경기 연승을 하라는 계시가 아닌가 할 정도다. 그런 기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선수들도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최근 5주 정도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그간 고생한 선수들 코칭스태프 지원팀 통역 장비사 등등 선수단을 위해 동고동락한 모든 분들 덕분이다. 너무 감사하다"고 기적같은 승리의 감격을 전했다.


아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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