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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FC서울이 통산 102번째 슈퍼매치에서 또 웃었다.
이날 슈퍼매치는 통산 102번째, 양팀의 맞대결 전적은 서울 기준 42승25무35패가 됐다. 스플릿라운드 도입 후엔 서울이 22승10무6패, 우위를 유지했다. 올해 세 번의 맞대결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K리그 대표상품답게 이날 슈퍼매치가 열린 수원의 열기는 2만2000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슈퍼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서울의 김진규 감독대행이 경기 시작 전 미디어 인터뷰에서 화제에 오를 정도였다.
김 대행은 과거 서울과 주빌로 이와타에서 현역으로 뛸 때 수원의 '적군'으로 만났을 때 자책골, 슈팅 실책, 페널티킥 허용 등으로 수원을 도와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수원 팬들에겐 '반가운 적군'으로 박수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수원 팬들이 사령탑으로 슈퍼매치 방문에 나선 김 대행을 향해 신경전 차원에서 야유를 퍼부었다. 이에 김 대행은 "수원 팬들이 그동안 나를 좋아했는데, 오늘은 야유를 한다. 수원 팬들께서 마음이 편한가보다"라고 살짝 비꼬으며 강한 투쟁심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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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첸코에게는 2경기 연속골, 시즌 4호골이었다. 일류첸코의 개인기가 탄성을 자아냈던 선제골에 원정 서울 팬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후 기선을 잡은 서울이 경기 내용으로는 압도적 우위였다. 전체적인 컨디션과 조직력에서 서울이 앞섰다. 수원은 잦은 패스 미스와 미흡한 전방 플레이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전반에 수원은 슈팅수 1개밖에 기록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 사이 서울은 전반 40분 김진양의 슈팅이 골기둥을 맞히는 바람에 수원의 간담을 더 서늘하게 했다.
후반에도 서울의 박빙 우세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괜히 슈퍼매치가 아니다. 수원은 후반 30분을 전후해 무섭게 달아올랐다. 서울을 연신 위협하며 보는 재미를 한층 끌어올렸지만 서울 수문장 최철원의 슈퍼세이브 쇼에 막혔다.
수원의 불운은 후반 26분부터 본격 시작됐다. 카즈키의 슈팅이 서울 오스마르의 왼팔에 맞았지만 '노핸드볼' 선언이었다. 오스마르가 슈팅을 육탄 방어하는 과정에서 왼팔을 몸에 바짝 붙이고 고의성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어 후반 30분에는 고승범의 결정적인 왼발 슈팅이 최철원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40분에는 수원 킥의 달인 이기제의 절묘한 직접 슈팅마저 무산됐다. 이기제가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찼지만 최철원이 또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다.
그런가 하면 최철원은 43분에 수원 뮬리치의 오른발 터닝슛마저 넘어지면서 발끝으로 막아내며 수원 팬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이 선언되자 마자 한호강이 지동원에게 거친 태클을 하는 바람에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는 악재까지 만났고, 뼈아픈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