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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논란 넘어 곱씹어야 할 '반복되는 한-일전 0대3 패배'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07-03 15:30 | 최종수정 2023-07-04 05:47


판정 논란 넘어 곱씹어야 할 '반복되는 한-일전 0대3 패배'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3년 AFC U-17 아시안컵' 격을 낮춘 결승전 판정 논란은 비판하되, 경기를 끝마친 후에 받아든 한-일전 결과에 대해 논할 때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17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각) 태국 빠툼타니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서 전반 43분 수비수 고종현이 누적경고로 퇴장을 당한 이후 내리 3골을 내줘 0대3 완패했다. 2002년 U-17 아시안컵 이후 21년만이자 통산 세번째 우승 타이틀을 노렸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대회 상위 4개팀에 주어지는 FIFA U-17 월드컵 출전 자격을 딴 것에 만족해야했다.

이번 결승전은 많은 말들을 낳았다. 일본 공격수 나와타가 전반 추가시간에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넣는 과정에서 고종현이 파울을 한 지점과 프리킥을 찬 지점이 달랐다는 논란이 국내 팬 사이에서 들끓었다. 실제 영상을 보면, 나와타는 대략 5m 가량 프리킥 위치를 앞당겼다. 한국 선수가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에 의해 전후반 각각 한 번씩, 총 2번 걸려넘어졌지만, 태국 출신 몽콜차이 페치스리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는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가동되지 않기 때문에, 페치스리 주심의 판정은 되돌릴 길이 없었다.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은 변 감독은 경기 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 주심은 일본의 6경기 중 4경기를 관장한 사실상 '일본 전담 심판'이라는 사실도 국내 언론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꼼꼼한 대회 리뷰를 통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차원의 후속 조치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설령 페치스리 주심이 징계를 받더라도, 중요한 건 이날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또 한 번 일본의 벽에 가로막혔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2021년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A매치 친선전에서 0대3으로 패한 걸 시작으로 2022년 6월 U-16 인터내셔널 드림컵, 같은 달 AFC U-23 아시안컵, 7월 EAFF E-1챔피언십(성인) 그리고 이날 경기까지 2년3개월 동안 5경기 연속 똑같은 0대3 스코어로 패하며 뜻하지 않는 징크스를 얻었다. 이전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축구계 현장에선 수년 전부터 '이러다 일본에 역전당한다'는 위기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터다. 그간 한국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승전과 U-20 월드컵 16강과 같은 중요한 대회에서 일본을 꺾으면서 '한-일전만큼은 패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리'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각급 연령별 대회에서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밀리면서 이런 목소리도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앞으로 양국의 격차가 더 벌어질 거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국가대표 주전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현실을 받아들이되,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전 결과가 좋지 않다는 건 선수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아쉬워만 할 게 아니라, 일본이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 좋은 선수를 배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주목해야 한다. 일본은 축구 발전을 위해 수십년간 노력했다고 들었다. J리그를 경험한 모든 선수들이 일본의 시스템을 호평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계권료 차이도 크다. 어느 정도 현실은 받아들여야 한다. 이 현실 속에서 효율적인 선수 배출이나, 시스템을 발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한국도 안 될 건 없다"고 했다. 또 그는 "17세 선수들이 어제 일본에 패했다고 그간 선보인 '좋은 과정'이 주목받지 못하면 안 된다"며 후배 태극전사들이 11월 U-20 월드컵에서 좋은 축구를 펼치도록 변함없는 응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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