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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3년 AFC U-17 아시안컵' 격을 낮춘 결승전 판정 논란은 비판하되, 경기를 끝마친 후에 받아든 한-일전 결과에 대해 논할 때다.
설령 페치스리 주심이 징계를 받더라도, 중요한 건 이날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또 한 번 일본의 벽에 가로막혔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2021년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A매치 친선전에서 0대3으로 패한 걸 시작으로 2022년 6월 U-16 인터내셔널 드림컵, 같은 달 AFC U-23 아시안컵, 7월 EAFF E-1챔피언십(성인) 그리고 이날 경기까지 2년3개월 동안 5경기 연속 똑같은 0대3 스코어로 패하며 뜻하지 않는 징크스를 얻었다. 이전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축구계 현장에선 수년 전부터 '이러다 일본에 역전당한다'는 위기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터다. 그간 한국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승전과 U-20 월드컵 16강과 같은 중요한 대회에서 일본을 꺾으면서 '한-일전만큼은 패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리'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각급 연령별 대회에서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밀리면서 이런 목소리도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앞으로 양국의 격차가 더 벌어질 거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국가대표 주전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현실을 받아들이되,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전 결과가 좋지 않다는 건 선수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아쉬워만 할 게 아니라, 일본이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 좋은 선수를 배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주목해야 한다. 일본은 축구 발전을 위해 수십년간 노력했다고 들었다. J리그를 경험한 모든 선수들이 일본의 시스템을 호평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계권료 차이도 크다. 어느 정도 현실은 받아들여야 한다. 이 현실 속에서 효율적인 선수 배출이나, 시스템을 발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한국도 안 될 건 없다"고 했다. 또 그는 "17세 선수들이 어제 일본에 패했다고 그간 선보인 '좋은 과정'이 주목받지 못하면 안 된다"며 후배 태극전사들이 11월 U-20 월드컵에서 좋은 축구를 펼치도록 변함없는 응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