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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토종 스트라이커' 주민규(33)가 울산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21년 K리그 득점왕인 그는 단 4경기 만에 간판 골잡이로 자리잡았다.
홍명보 울산 감독의 선택은 또 옳았다. 그는 이날 주민규 외에 2선에 변화를 줬다. 스웨덴 듀오 루빅손, 보야니치와 김민혁이 첫 선발 기회를 얻었고, 이들 모두 맹활약으로 부름에 화답했다. 홍 감독은 "원하는 경기력이 나와야 하는 시점에서 그게 나와 기쁘다. 승점 3점은 의미있지만 그 보다는 경기력 측면에서 새로 들어간 선수들이 전혀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잘 해줬다"고 미소지었다. 주민규에 대해서도 "원하는대로 우리 팀 플레이에 녹아들고 있다. 더 중요한 골을 넣고 있기 때문에 본인도 만족하는 시즌 초반"이라고 평가했다.
주민규의 투혼도 돋보였다. 그는 전반 종료 직전 상대 세트피스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뒤틀어졌다. 후반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그는 훌훌 털고 일어났다.
주민규는 "전반 발목이 돌아가서 부었다. 쉴까 생각했는데 멘털을 다시 잡았다. 선발 기회를 주셨는데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한 것이 후반 골로 이어졌다"며 "통증이 있었지만 참고 뛰었다. 기회를 주신 것에 책임을 지고 싶었다. 물론 참고 뛸 수 있는 정도였다. 너무 심했으면 손들고 나왔을 것"이라고 웃었다. 하지만 그는 경기 후 절뚝거리며 스타디움을 빠져나갈 정도로 고통이 있었다.
주민규는 2019년 1년간 울산에서 뛰다 한계를 드러내며 떠났다. 올 시즌 다시 돌아왔다. 4년 전의 주민규는 없다. 그래서 연승하는 재미가 더 특별하다.
주민규는 "강원과의 2차전에선 리저브에 있었는데 프로와서 처음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봤다. 질 것 같지 않았다. 이게 강팀인가, 위닝 멘탈리티인가를 생각했다. 자신감도 얻었다. 내가 잘 하기보다 동료들을 믿으니까 매경기 이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주전, 비주전 없이 경기에 나가는 11명이 주전이다. 모든 선수들이 다 준비돼 있고, 누가 나가든 신뢰가 있다. 누가 나가고, 들어가든 팀이 흔들이지 않는다. 그것이 장점"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수원FC는 지난 라운드 '수원 더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모든 면에서 울산에 뒤처졌다. 완패한 경기다. 좀더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야할 경기"라며 아쉬워했다. K리그1은 4라운드를 끝으로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갔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