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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옛말은 틀린 게 없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별로 없었다.
경기 전 만난 남 감독은 "윤빛가람은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라며 수원FC에서 자유롭게 뛰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주장 윤빛가람의 컨디션이 좋다면서, 골을 기대한다고 했다. K리그 앰버서더 자격으로 경기장을 찾은 윤정환 감독은 윤빛가람의 인터뷰 발언에 옛 동료인 제주 선수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윤빛가람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제주 시절 함께 호흡한 이창민 최영준 등 미드필더진이 윤빛가람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윤빛가람으로부터 시작되는 패스 줄기를 차단했다. 수원FC가 중원 싸움에서 밀린 양상에서 윤빛가람의 특기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90분 풀타임 뛰며 세트피스에서 몇차례 문전으로 위협적인 킥을 날린 게 전부였다.
이범영은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전반 문전 앞 헛발질과 후반 페널티 파울을 범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있었지만, 구자철 유리, 김주공 안현범 등의 유효슛 6개를 모조리 막아냈다. 지난해 대상 시상식에서 EA 모스트 셀렉티드 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이범영은 컴퓨터 게임에서 쓰는 용어인 '금카(금색카드)'급 활약을 펼쳤다. 유리의 페널티는 골대에 맞고 나왔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이범영 덕에 무실점, 승점 1점을 가져왔다. 확실히 지난해보단 더 좋아졌다. 우리의 약점이던 크로스에 의한 공중볼도 이범영의 가세로 어느 정도 해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범영은 "아킬레스건을 다친 후 지난 4년간 10경기도 못 뛰었다. 이제는 다시 잘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며 "팬들이 게임상에서 너무 좋은 것 아니냐는 내용의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많이 보내준다. 실제 축구에서도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홈팀 제주는 점유율 61대39(%), 슈팅수 14대8을 기록, 경기를 주도했지만, 득점 불운에 울었다. 엎친데 덮친격 핵심 미드필더이자 올시즌 주장 완장을 단 최영준이 후반 6분 무릎을 다쳐 교체아웃됐다. 그는 병원으로 후송됐다. 남 감독은 "무릎 쪽 문제인 것 같다. 상태를 먼저 확인한 뒤, 그 다음에 (다른 선수를 영입할지말지)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제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