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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최희주. 면접을 앞둔 대학원생이다. 어제 울버햄턴 경기를 직관하고 돌아왔다. 오늘 오전 버킹엄 궁전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관람하고 바로 토트넘 경기를 직관하러 간다. 손흥민 경기 직관은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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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평가전이 아닌 해외 경기 직관을 위해선 많은 시간과 큰 비용이 든다. 여행사를 낀 팬은 5박7일 일정에 항공료, 숙박비, 경기 티켓 포함 500만원 정도가 든다고 귀띔했다. 셀프 여행에 나선 팬은 7박9일 일정에 500~600만원의 경비를 잡았다. 김기범씨는 "어린시절부터 차곡차곡 모은 돈의 절반을 '몰빵'했지만, 이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4년차 커플 박성렬씨(27) 김보연씨(26)는 2주간의 유럽 여행의 시작을 토트넘에서 했다.
토트넘 홋스퍼스타디움과 레스터시티 홈구장 킹파워스타디움, 토트넘 훈련장 앞에서 만난 팬들에게 물었다. 왜 손흥민에 열광하느냐고. 무엇에 끌리느냐고. 김건민씨(21)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 득점한 순간"부터 손흥민을 좋아했다고 했다. 홍콩에서 온 손흥민팬 엔젤(28)은 과거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손흥민과 나란히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손흥민은 잘 생기고, 스킬이 좋고, 에티튜드도 좋다"고 엄지를 들었다.
손흥민 열풍은 수년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상을 수상한 뒤로 바람의 세기가 더욱 강해졌다. 이번 시즌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작년과 다른 행보는 팬들이 손흥민을 목청껏 응원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스물넷에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어느덧 서른살을 넘겼다. '전성기 손흥민'의 '치달(치고달리기)'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희주씨는 "손흥민도 나이가 어느 정도 찼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팬들은 오늘도 '손흥민'을 위해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다.
런던(영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