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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조현우 3승 1무 우위'송범근, "내가 현우형보다 나은 것 한가지는..."[인터뷰]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10-28 05:30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송붐' 송범근(23)은 누가 뭐래도 올 시즌 K리그1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이다.

기록이 말해준다. 10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중 경기당 평균실점이 0.81골로 가장 낮다. 26경기에 출전, 21골을 내줬다. 조현우(울산 현대)가 0.88골(26경기 23골)로 2위, 양형모(수원 삼성)이 0.93골(15경기 14골)로 이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무실점 경기수는 10경기로, 조현우와 공동 1위다. '국가대표 골키퍼'인 조현우와 비교해도 활약이 밀리지 않았다.

송범근은 조현우와의 맞대결에서 번번이 판정을 거뒀다. 올 시즌 3번의 '현대가 더비'에서 팀이 2대0, 2대1, 1대0 스코어로 모조리 이겼다. 해당 3경기에서 송범근은 1골을 내줬는데, 그것도 페널티였다. 조현우가 인플레이 상황에서 한교원, 쿠니모토, 바로우 등에게 5골을 내줄 때 단 1번의 필드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사실상 올 시즌 우승팀을 결정하는 결승전으로 여겨진 지난 25일 울산 맞대결. 송범근은 바로우의 골로 1-0 앞선 후반 22분 울산 주니오의 결정적 슈팅을 발로 막아냈다. 슈팅 이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지긴 했으나, 자칫 들어갔더라면 경기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선제골 이전인 후반 14분 김인성과 일대일 상황에선 각을 좁히는 영리하고 기민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실축을 이끌어냈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날 경기 MVP로 송범근을 선정했다.

송범근은 26일 스포츠조선의 축구전문방송 '볼만찬 기자들'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홍)정호형, (손)준호형을 비롯해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덕에 내가 MVP를 받은 것 같다. 필드 플레이어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골대도 한 몫 했다"며 웃었다. 이날 울산 미드필더 윤빛가람의 두 차례 프리킥은 모두 크로스바를 때렸다.

송범근은 "경기 중 (조)현우형이 페널티를 발로 막는 모습을 보며 '아 저걸 막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페널티를 실축한 뒤로도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들 '괜찮다. 끝까지 해보자'고 했다. 주니오의 슛은 비록 오프사이드 였지만 분위기를 올리는 측면에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경기가 끝나고 영상을 봤는데 내 선방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송범근은 지난 두시즌 전북의 주전 골키퍼로 리그 우승을 이끌었으나, 연말 시상식에서는 조현우에게 번번이 밀렸다. 조현우는 대구 소속이던 2015~2016년에 K리그2,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K리그1 올해의 골키퍼로 선정됐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송범근은 이달 초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팀간 스페셜매치 1차전에서 조현우를 상대했다. 양팀은 2골씩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2대2로 비겼다. 올해 각종 대회를 포함해 4번 격돌해 3승1무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저보단 현우형이 확실히 더 잘한다. 현우형은 흔히 말하는 선방 능력이 좋은 골키퍼다. 날렵하고 민첩하다. 월드컵을 누빈 경험을 지녔다.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현우형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저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한편으론 국가대표 골키퍼와 비교되는 게 부담도 된다"고 털어놨다. "제가 더 나은 한 가지는…, 어린 나이 뿐"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둘은 올 시즌 베스트11 골키퍼 후보에도 나란히 올랐다.

송범근은 지난 시즌까진 '22세 규정 덕을 보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23세가 된 올 시즌도 주전 골키퍼로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그는 "나름대로 22세 편견을 깨고 싶었다. 올 시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 더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울산전 승리로 울산에 승점 3점 앞선 전북은 11월 1일 대구FC전에서 역사상 첫 K리그 4연패에 도전한다. 그 이후로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송범근은 "K리그 4연패라는 최초의 기록을 쓰는 데 있어 동참하고 싶다"며 K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트레블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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