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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풋볼]전세계가 주목한 K리그, 첫 번째 히트상품은 '덕분에 챌린지'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5-11 05:00


2020 K리그1 개막전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이동국 선취골을 넣은 뒤 덕분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5.08/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 FC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대구 선수들이 '덕분에 챌린지' 퍼포먼스에 동참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09/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 FC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인천 선수들이 '덕분에 챌린지' 퍼포먼스에 동참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09/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의료진 덕분이다. 의미 있는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2020년 5월 8일, 전세계의 시선이 대한민국으로 집중됐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새 시즌의 돛을 올리는 역사적인 날이었기 때문이다.

K리그는 지난 2월 개막 예정이었다.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개막을 무기한 연기했다. 기다림의 끝, 희망의 불빛이 솟아났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연맹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개막을 선언했다. 비록 무관중 개막을 알렸지만, 축구에 목말랐던 팬들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았다.

한국을 넘어 전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전북과 수원의 K리그1(1부 리그) 공식 개막전은 36개국에 중계됐다. '축구종가' 영국을 비롯해 독일, 호주,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곳곳에서 K리그 개막을 손꼽아 기다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12월 스위스 소재 스포츠 중계방송권 판매업체인 '스포츠레이더(Sportradar AG)'를 해외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후 3월까지 약 4개월 동안 10개국(중국, 마카오, 홍콩,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코소보)에 송출되는 3개 플랫폼에 K리그 중계권을 판매했다. 코로나19로 축구가 멈춰 버린 세상 속 K리그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졌다. 개막을 앞두고 중계권 판매가 폭주, 전북과 수원의 경기는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유튜브와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전세계에 무료 생중계되기도 했다.

뜨거운 관심 속 8일 뚜껑을 연 K리그. 이날 경기의 영웅은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41·전북)이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국은 경기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8분 천금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이동국의 결승골을 앞세운 전북은 1대0 승리를 기록하며 개막전에서 웃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이동국은 영국 팬들의 추억까지 소환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히어로' 이동국은 득점 직후 카메라를 향해 왼손 위로 오른손 엄지를 들어올렸다. 그의 양 옆으로 김진수 홍정호 한교원 등 후배들이 늘어서 이동국과 똑같은 포즈를 취했다. 이들은 의료진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덕분에 챌린지'를 선보였다. 이동국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인데 의료진 덕분에 이렇게 축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누가 득점하더라도 이런 의미 있는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이동국이기에 코로나19 시대 개막이 더욱 뜻 깊었던 것이다.

이동국의 '덕분에 챌린지'는 방송과 SNS를 타고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영국 언론 BBC는 문자 중계에서 '이동국의 동작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한국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발 빠르게 설명했다. 또 다른 영국 언론 가디언 역시 '이동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운 전세계 의료진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도 이동국의 골 영상을 전하며 '이동국이 코로나19 시대 첫 골을 넣었다. 그의 세리머니는 우리가 알던 것과 달랐다. 거리 두기를 존중하는 세리머니였다'고 전했다.

이웃 국가 일본도 이동국의 '덕분에 챌린지' 의미를 전달했다. 지지통신은 '이동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스포츠닛폰 인터넷판 등도 이동국의 세리머니 사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세계로 뻗어나간 가슴 따뜻한 세리머니는 K리그 개막 라운드 히트상품이었다. 선수들의 '덕분에 챌린지'는 그라운드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K리그1·2(2부 리그) 선수들은 경기 전 단체로 '덕분에 챌린지'를 선보이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9일 홈 개막전을 치른 인천은 '#의료진 덕분에 #인천시민 덕분에' 구호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골 세리머니 역시 '덕분에 챌린지'가 대세였다. 9일 열린 제주와 서울 이랜드의 경기에서는 주민규의 득점과 동시에 선수들이 '덕분에 챌린지' 포즈를 취했다. 수원에서 열린 수원FC와 대전의 대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안병준(수원FC)과 안드레 루이스(대전)의 골에 양 팀 선수들은 엄지를 들어올렸다. 10일 열린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과 부산의 경기에서는 일류첸코(포항)가 '덕분에 챌린지'로 의료진을 향해 감사를 전했다.

코로나19를 이겨내고 그라운드에 다시 선 K리그. 축구장을 수놓은 수많은 '덕분에 챌린지'는 한국을 넘어 전세계를 향한 응원의 메아리를 울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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