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코로나 위기' 공감 프로연맹+선수협 첫 미팅, 축구계 "대화로 상생하자"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0-04-20 05:10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선수협회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선수협회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회장 이근호)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형)으로 인한 K리그의 위기와 피해 그리고 고통분담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다. 20일 첫 미팅에서 양 측의 실무진들이 개막이 잠정 중단된 K리그의 피해와 추정 손실액 그리고 연봉 삭감(반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미 프로축구연맹과 프로축구선수협은 앞서 17일과 18일 코로나19가 K리그 및 전세계 프로스포츠 더나아가 경제 전반에 미친 큰 피해와 위기 상황을 공감했다. 선수협이 먼저 프로연맹에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자고 손내밀었다. 선수협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국민이 어렵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나가고 있다. K리그에 소속된 구단도 현재 어려움을 겪는 것을 누구보다 선수협은 잘 알고 있다. 우선 K리그 연맹과 구단 그리고 선수협이 만나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의를 나눴으면 한다"면서 "선수들 모두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진정돼 그라운드에서 팬들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17일 선수협의 제안에 화답했다. 보도자료에서 환영의 입장을 전하면서 "선수협이 먼저 리그와 구단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연봉삭감에 관한 협의를 제안해 온 것을 환영한다. 또 합리적이면서도 실효성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하여 선수협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축구계에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프로연맹과 선수협의 대화의 장 마련에 큰 박수를 보냈다. 한 원로 축구인은 "선수들의 단체 선수협이 먼저 손을 내밀기 어려웠을텐데 그 용기를 칭찬하고 싶다. 이런 위기는 처음인 만큼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대화로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18일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어리고 힘없는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 "선수들의 동의 없는 삭감이 있어서는 안 된다" 등의 의견을 냈다.

프로연맹과 선수협은 이미 K리그가 처한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제 지혜롭게 어려움을 풀어내는 일만 남았다. 양측은 코로나19가 몰고온 위기에서 서로 가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함 속에서 이심전심으로 대화를 하게 된 것이다.

프로연맹은 14일 1~2부 팀들을 통해 취합한 추정 손실액이 총 57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K리그 총 매출액 대비 15% 수준이다. 시도민구단에선 "코로나19로 지자체 예산이 선 집행돼 추경 예산을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모기업의 예산 지원과 광고비 집행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 구단들도 예외는 아니다. 유동성 위기를 맞는 모기업이 기존 지원금을 줄일 수 있어 걱정이 쌓여가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다수의 구단들이 선수단과의 불협화음을 원치 않기 때문에 먼저 선수단 연봉에 대해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수협은 지금까지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K리그가 처한 위기를 "나몰라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코로나19로 인한 구단의 손실 정도를 함께 공유하고, 또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자는 입장이다.


K리그에 앞서 리그 중단으로 막대한 구단 수입 손실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유럽 클럽들은 선수단과 연봉 삭감을 두고 큰 진통을 겪었다. 연봉 삭감 규모도 제각각이고, 아직 그 규모를 정하지 못한 리그도 수두룩하다. 그 과정에서 재정이 열악한 유럽 하부리그 구단은 이 위기를 빨리 극복하지 못할 경우 판산할 수도 있다고 한다.

K리그는 유럽 리그에 비하면 손실 규모가 적은 건 그나마 다행이다. 따라서 연맹과 선수협은 유럽의 사례를 거울삼아 합리적이며 신속하게 상생하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지금 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 경우 5월 6일부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K리그 개막의 청신호가 울린 만큼, 연맹과 선수협도 타협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