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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K리그 연봉삭감, 선수 목소리 들어달라"... 연맹"제안 환영"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4-19 08:19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선수들과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 이하 선수협)가 코로나19로 인한 연봉 삭감 움직임 속에 선수 권리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선수협은 지난 17일 프로축구연맹에 "연봉삭감 등의 문제에 대해 연맹 및 각 구단 관계자들과 공식적인 논의의 장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고,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면서 빅리그를 중심으로 재정난에 놓인 구단들의 임직원, 선수들에 대한 급여 삭감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K리그 역시 연맹과 일부 구단 임직원이 급여 일부를 반납했다. 아직 선수 임금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지만 임직원 급여 반납 분위기속에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올해 K리그 전체 매출 손실이 약 57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K리그 전체 매출의 약 1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4일 선수협은 화상회의를 통해 이사회를 열었다. 이근호 회장을 비롯해 김훈기 사무총장, 박주호, 염기훈 부회장 등 14명의 이사진이 참석했다. 2019년 사업 보고 및 2020년 사업 계획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대두된 축구 선수들의 급여 삭감에 대한 안건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축구계 역시 유럽 빅리그를 중심으로 축구 선수들의 계약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면서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호 부회장 또한 생각은 다르지 않았다. 박 부회장은 "우리 선수협이 어떤 결과물을 내놔도 선수들의 생각은 다 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K리그 일부 구단에서 선수들의 급여를 삭감하여 기부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경우에도 강요가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근호, 박주호는 이미 자발적으로 팬들을 위한 기부활동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이사회 진행을 맡은 김훈기 사무총장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입장은 선수들의 계약이 가장 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제한 후 "베네수엘라(3년 연봉 삭감)와 콜롬비아(남자 50% 삭감, 여자 전원 계약 해지), 인도네시아(최대 75% 삭감) 등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분위기를 악용하는 사례도 일어나고 있다. 저연봉 선수의 경우 어떠한 형태의 급여 삭감도 생계에 치명적인 위협을 초래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총장은 "최근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일부 구단 임직원 급여 자진 삭감과 기부 등 선수들의 급여 삭감 분위기를 조성하는 움직임이 파악되고 있다. 영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선수협에 먼저 대화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선수들에게 통보하는 일이 많았다. 어떠한 경우에도 선수들의 동의 없는 삭감이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염기훈 부회장 또한 선수들과의 대화를 강조했다. 염 부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이 하나가 돼야 한다. 특히 어리고 힘없는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호 회장은 "선수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선수협은 힘을 합쳐 코로나19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로 이사회를 마무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선수협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봉 삭감이 불가피한 경우 리그 및 구단은 반드시 선수협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 경우 구단들의 실질적인 재정 손실에 대한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연봉 삭감 비율 및 적용 기간 등에 대해 논의하도록 권고했다. 선수협은 "K리그 구단도 현재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선 연맹과 구단, 그리고 선수협이 만나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의를 나누자"고 제안했고, 연맹은 "선수협이 먼저 리그와 구단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연봉삭감에 관한 협의를 제안해 온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합리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선수협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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