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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몸이 근질근질, 때만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너무 장기화되니 경기장이 더욱 그리워졌단다. 부산은 요즘 오전 훈련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점심식사 후 퇴근인데 김문환은 미혼이어서 클럽하우스에 남아 저녁까지 해결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금지라 남는 오후시간은 사실 지루하다.
"오후 남는 시간에 주로 잠을 잔다. 그나마 카페 가는 걸 좋아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니 테이크아웃 커피로 동료들과 수다떨기도 하고…. 그러다 또 운동도 한다"며 웃었다.
시즌 중에도 '잠꾸러기' 생활을 즐긴다는 그에게 밋밋한 '코로나 일상'은 체질일 것 같다. 하지만 저돌적인 전천후 플레이로 부산 팬 사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선수답게 축구 이야기로 접어드니 목소리가 비장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미뤄진 게 아쉽다고 했다. 동계훈련 때 정상적인 시즌 개막에 맞춰 준비 잘 해왔는데 자꾸 미뤄지니 슬슬 지쳐가는 분위기가 보이기 때문이란다. 무엇보다 몸이 근근질근질하다. 그는 "한 경기를 위해 1주일 집중해서 준비하는 '타이트'함이 그립다. 개인적으로 몸상태는 거의 100%로 준비됐으니 나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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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부산에서 데뷔한 그에게 1부리그는 처음이다. 그만큼 각오도 비장하다. "나 자신부터 남다르게 준비했다. 팬들께 1부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1부리그를 경험하면서 보완점을 찾아 고쳐나가며 한 단계 성장하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
1부리그에서 한판 제대로 붙어보고 싶은 팀은 최강 전북이다. 김문환은 "1부리그 모든 팀이 기대되는데 그 중에서 한 팀을 꼽자면 전북이다. 워낙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이다. 그런 선수들과 부딪혀보고 싶다"며 "특히 전북은 사이드나 공격진이 강해서 기대가 된다. 사실 로페즈를 한 번 막아보고 싶었는데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바람에 아쉽다"며 또 웃었다.
김문환은 올시즌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공격 가담이 많아질 것이란 '영업비밀'도 살짝 공개했다. 지난해 많이 뛰는 '화력축구'를 선보였던 조덕제 감독의 화끈한 스타일은 올해도 변함없다. 조 감독은 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김문환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에 대해 많은 공을 들였다. 김문환은 "감독님이 기대하시는 만큼 보답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그만큼 힘도 더 들겠지만 몸 관리 잘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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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이 받은 또다른 중책이 있다. 부주장이다. 주장 강민수(34), 부주장 박종우(31) 등 대선배를 뒷받침해 어린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사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성격은 아닌데 '배려의 아이콘' 같은 부주장이 되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힘들어 할 때 나도 부족하지만 먼저 다가가 조언해주고 얘기를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운동장에서 집중하지 못할 때 훈련 마친 뒤 훈계하기도 하는데 상처받을까봐 따끔하게는 못하는 편"이라고 했다.
김문환의 올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소박한듯 다부지다. 우선 소속팀에서는 갓 1부리그에 승격했기 때문에 전력이 약할 것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불식시키고 싶단다. 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개인적으로 공격포인트를 5개 이상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A대표팀에서 기대주로 꼽히는 그는 한 단계 성장하는, 미래의 주전 수비수 입지를 굳혀가는 해를 만들고 싶은 꿈도 있다. 그러면서 "(이)용이 형이 잘 하고 계셔서 나는 아직…"이라며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끝으로 김문환은 축구 애호가들을 위해 코로나 시대 '집콕 훈련법'을 추천했다. 해외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화장지 리프팅'이다.
"황희찬이 외국에서 인기라며 권하기에 도전해봤다. 처음엔 상당히 어려웠는데 자꾸 하다보니 10개는 넘은 것 같다. 축구공이면 몇백개도 하는데 화장지는 어휴∼. 아마추어가 20개 정도 하면 대단한 '능력자'로 인정한다. 코로나로 힘드실텐데 이렇게라도 건강지키시길 바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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