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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는 '바르사 클럽 그 이상'의 존재일까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4-14 06:59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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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구단 대표인 호셉 바르토메우 FC 바르셀로나 회장과 '맞짱'을 뜬 '리빙 레전드' 리오넬 메시의 클럽 내 존재감, 대체 어느 정도일까.

메시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구단 직원들의 임금 100%를 보전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꺼냈고, 바르셀로나 선수단은 임금 70% 삭감을 결정했다. 메시는 또 "클럽 내부에 우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압력을 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수뇌부를 저격했다.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멋진 주장', 동시에 바르토메우 회장을 공격하는 선수단 대표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줬다.

이 발표로 둘 간의 파워게임에서 메시가 완벽하게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바르토메우 회장과 메시는 2017년 네이마르의 파리 생제르맹 이적 당시부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메시는 꾸준히 네이마르의 재영입을 요구했으나, 바르토메우 회장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설이 돌았다. 올시즌 중에는 에릭 아비달 디렉터가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전 감독 시절 최선을 다하지 않은 선수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자, 직접 "이름을 대라"며 맞섰다. 바르토메우 회장이 정적을 물리치고 선수단을 장악하기 위해 10만 유로(약 1억3000만원)를 들여 한 PR 회사와 계약했다는 소위 '바르사게이트'가 퍼진 뒤 비판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메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바르토메우 회장의 입지가 흔들거리는 형국이다. 지난 11일 바르셀로나 이사 6명이 구단 운영을 비판하며 동시 사퇴하면서, 내년 재선을 노리던 바르토메우 회장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일련의 사건들은 메시의 구단 내 영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인 '라마시아' 출신으로 2005년 1군에 오른 뒤 15년째 원클럽맨으로 활동 중이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축구실력으로 바르셀로나 내에서 '언터쳐블'의 지위를 얻었다. 스페인 축구전문가 기옘 발라게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바르셀로나 지도자 시절을 다룬 저서 '펩 과르디올라(2013)'에서 '사실 메시의 영향력은 그라운드를 넘어섰다'고 적었다. 발라게에 의하면 메시는 네이마르의 영입,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선발출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방출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9번 포지션에서 뛰고 싶으니, 다른 선수들을(당시 즐라탄) 윙으로 보내라'고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요구했다. 티에리 앙리, 사무엘 에토, 다비드 비야 등이 모두 윙어 포지션에서 뛴 것이 단순히 전술상의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발라게는 '과르디올라가 메시 안에 괴물을 만들어 놓은 것일까? 메시는 과르디올라의 마지막 임기 동안 절대권력을 누렸다. 이따금 그의 행동은 도를 넘어설 정도였다'며 '과르디올라는 메시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줬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서로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구단을 떠나겠다고 말했을 때 여러 선수 중에서도 특히 메시를 언급해 한 말이라고 해석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책에 적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캄누를 떠난 지 8년이 흐른 지금, 메시의 영향력은 과르디올라 시절보다 더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진 않았을 것이란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세계 최고가 되는 꿈을 실현했고, 팔에는 주장 완장이 채워져 있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연봉을 받는다. 바르셀로나의 모토를 따오자면, '클럽 그 이상의 메시'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다시 바르토메우 회장 이야기로 돌아오면, 스포츠 방송 'ESPN'의 알레 모레노 기자의 말마따나 결국 이 PR 전쟁은 '메시-즐라탄' '메시-아비달'의 싸움처럼 메시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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