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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구단 대표인 호셉 바르토메우 FC 바르셀로나 회장과 '맞짱'을 뜬 '리빙 레전드' 리오넬 메시의 클럽 내 존재감, 대체 어느 정도일까.
메시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구단 직원들의 임금 100%를 보전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꺼냈고, 바르셀로나 선수단은 임금 70% 삭감을 결정했다. 메시는 또 "클럽 내부에 우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압력을 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수뇌부를 저격했다.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멋진 주장', 동시에 바르토메우 회장을 공격하는 선수단 대표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줬다.
일련의 사건들은 메시의 구단 내 영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인 '라마시아' 출신으로 2005년 1군에 오른 뒤 15년째 원클럽맨으로 활동 중이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축구실력으로 바르셀로나 내에서 '언터쳐블'의 지위를 얻었다. 스페인 축구전문가 기옘 발라게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바르셀로나 지도자 시절을 다룬 저서 '펩 과르디올라(2013)'에서 '사실 메시의 영향력은 그라운드를 넘어섰다'고 적었다. 발라게에 의하면 메시는 네이마르의 영입,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선발출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방출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9번 포지션에서 뛰고 싶으니, 다른 선수들을(당시 즐라탄) 윙으로 보내라'고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요구했다. 티에리 앙리, 사무엘 에토, 다비드 비야 등이 모두 윙어 포지션에서 뛴 것이 단순히 전술상의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발라게는 '과르디올라가 메시 안에 괴물을 만들어 놓은 것일까? 메시는 과르디올라의 마지막 임기 동안 절대권력을 누렸다. 이따금 그의 행동은 도를 넘어설 정도였다'며 '과르디올라는 메시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줬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서로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구단을 떠나겠다고 말했을 때 여러 선수 중에서도 특히 메시를 언급해 한 말이라고 해석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책에 적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캄누를 떠난 지 8년이 흐른 지금, 메시의 영향력은 과르디올라 시절보다 더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진 않았을 것이란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세계 최고가 되는 꿈을 실현했고, 팔에는 주장 완장이 채워져 있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연봉을 받는다. 바르셀로나의 모토를 따오자면, '클럽 그 이상의 메시'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다시 바르토메우 회장 이야기로 돌아오면, 스포츠 방송 'ESPN'의 알레 모레노 기자의 말마따나 결국 이 PR 전쟁은 '메시-즐라탄' '메시-아비달'의 싸움처럼 메시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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