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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도 2021년부터 프랜차이즈 도입, 기대와 우려가 교차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0-04-13 05:59



결국 LCK도 내년부터 프랜차이즈로 리그를 운영하기로 했다.

라이엇게임즈는 2021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프랜차이즈 모델은 리그와 팀이 파트너가 돼 리그 관련 의사결정을 함께 내리고 운영 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이미 북미와 중국은 2018년부터, 유럽은 2019년부터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해 운영 중으로, 전세계 4대 리그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던 한국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라이엇게임즈는 프랜차이즈화를 발판으로 팀과 선수, 팬들의 입장에서 지속 가능한 선순환 e스포츠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LCK를 수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장점만큼 단점도 분명 있다. e스포츠가 글로벌 단위로 산업화가 된지 이제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시기상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본 논리에만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프랜차이즈의 기대와 향후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과제를 살펴본다.

완전 프로화의 서막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e스포츠는 시공간의 제약이 별로 없다는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모든 스포츠가 리그를 중단하거나 혹은 아예 시즌 개막도 못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e스포츠는 각자의 숙소에서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로 현재 리그가 돌아가면서 완전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인해 전통적인 인기 프로스포츠가 구축하고 있는 연고지 기반의 구조와는 또 다른 프랜차이즈가 될 것은 분명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경우 현재 중국 정도를 제외하곤 나머지 지역들의 경우 연고지 형태가 아니라 하나의 경기장에 모여서 경기를 치르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LCK 역시 프랜차이즈로 전환한 이후에도 당분간 현재 경기가 치러지는 LoL파크에서 주로 경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즉 지역 연고팬들을 끌어들이는 형태는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큰 특징은 참여하는 팀들은 1부 리그에 계속 머문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하부리그로 떨어질 위험성이 있을 경우 팀들은 사업을 운영하는데 불안 요소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프랜차이즈로 리그 참여의 영속성을 보장받은 팀들은 머천다이즈나 스폰서십 등 다양한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거나 혹은 발굴해 키워나갈 수 있는 동력도 마련할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프랜차이즈 도입을 통해 '불확실성은 줄이고 판은 키운다'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또 현재 라이엇게임즈가 벌어들이고 있는 리그 운영 수익이 팀들에게 분배되면서 재무구조도 안정적이 될 가능성도 높다. 전력 안정화와 강화로 인해 리그가 더욱 흥행하면서 가치와 실력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수익으로 각 팀에 분배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설명이다. 중국과 북미는 2018년부터, 유럽은 2019년부터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공교롭게 2018년부터 LCK가 세계 정상을 중국과 유럽에 빼앗긴 것도 이런 이유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프랜차이즈가 시작될 경우 팀들의 위상이나 발언권은 더 커지게 된다. 투자를 하고 들어오는 팀인데다 사업화의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맞지 않을 경우 리그 주최측과 크고 작은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e스포츠 조직을 기존 게임 개발 조직과 완전히 분리,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각 지역 리그 연합체와의 관계 형성을 할 예정이다.

언더독 탄생은 힘들다

LCK에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제도가 도입되면 현재와 같은 승강제가 없어지는 것이다. LCK 하위 순위 2개팀과 하부리그인 챌린저스 코리아의 상위 2개팀이 승강전을 펼쳐, 이 가운데 승자 2개팀이 다음 시즌 LCK에서 뛰는 시스템으로, 상하위 리그팀들에게 상당한 긴장감을 주고 리그 활성화에도 기여를 했다.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뛰던 그리핀과 담원 게이밍, 샌드박스 게이밍 등이 2018년과 2019년 LCK에 데뷔한 후 기존 팀들을 위협하며 정규리그 우승 혹은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엄청난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다만 프랜차이즈가 도입될 경우 '제2의 그리핀'과 같은 팀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즉 자본력은 떨어지더라도 우수 선수의 발굴을 통해 철저히 실력으로 기존의 대기업팀들을 꺾으며 리그 전체에 흥미를 주는 '언더독의 반란'은 이제 보기 힘들게 됐다. 또 하위권팀들이 리그 중후반 일찌감치 리그를 포기하고 리빌딩에 들어가면서 전체적인 긴장감이 떨어지는 부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자본력이 떨어지는 팀들은 아예 발을 못 부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지역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100억원 정도의 초기 가입비가 필요한데, 현재 LCK에 뛰는 10개팀이 모두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외부 자본, 특히 해외 자본이 적극 뛰어들 공산이 크다. 이미 e스포츠가 글로벌 단위에서 움직이기에 자본의 국적은 크게 상관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국내 자본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하기에는 아직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는 우려도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자본의 성격을 비롯한 구단의 운영 의지 등을 철저히 타진한 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이후 '먹튀'와 같은 팀들이 나오지 않도록 안전 장치는 철저히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또 선수 육성을 위해 의무적으로 2군팀을 보유 및 육성해야 하며, 현재의 연 2000만원의 최저연봉이 3배 인상한 6000만원 수준으로 증대되는데 이 역시 국내 여타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라 기대와 우려도 교차한다. 팀들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워 나가기 위해선 최소한의 보유 기간 연장과 다년제 계약, 공개 드래프트, 아마추어 육성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투자 등도 요구된다. 프랜차이즈를 실시하면서도 일종의 '패자부활전'의 기회로 승강제를 실시하고 있는 유럽 프로축구처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전체적인 시장 규모를 더 키워야 하는 선결요건도 있다.

어쨌든 라이엇게임즈는 "LCK의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팀과 스폰서들의 투자를 이끌어내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는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야구나 축구처럼 e스포츠도 부모와 자녀 등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기고 응원할 수 있는 '다세대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오는 6월 중순까지 접수된 지원서를 토대로 서류 검토, 면접 등의 심사 과정을 거쳐 9월말 프랜차이즈에 합류할 팀을 발표할 계획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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