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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전의 뉴GK' 김동준 "최고 이적료? 그 이상의 값어치할 것!"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3-10 06:3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최고 이적료? 그 이상의 값어치할 것!"

대전하나시티즌에 새롭게 둥지를 튼 김동준의 각오였다.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탈바꿈한 대전하나는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채프만, 바이오, 안드레 루이스, 박용지 조재철 이슬찬 등을 더한 대전하나의 방점은 단연 김동준이었다.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였던 김동준은 올 겨울 국내외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놀랍게도 그의 선택은 K리그2(2부리그)의 신생 대전하나였다. 대전하나는 김동준을 품기 위해 1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겨울 K리그 최고 이적료였다.

김동준은 자신의 몸값에 부담 보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적시장에서 최고 이적료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와이프도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기쁘고 좋았다. 팬들의 반응을 들었을 때는 과연 '내가 이 값어치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와서 훈련을 하고 녹아들면서, 그 더한 값어치를 증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큰 값어치를 가져다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

김동준이 대전을 택한 것은 단순히 돈때문은 아니었다. 한단계 낮은 무대로의 이적, 그 어려운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허정무 재단이사장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그는 "허 이사장님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대단하신 분이 저를 원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언제 또 살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허 이사장님이 저의 에이전트와 미팅을 하셨는데 '김동준이라는 선수가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진행 해'라고 대답하셨다고 들었다. 그런 결단에 마음이 움직였다. 허 이사장님께서 제가 메디컬테스트 할 때도 그렇고 면담할 때도 그렇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다"고 했다.

사실 이적까지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성남에 새롭게 부임한 김남일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김동준을 잔류시키고 싶다"고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지만 김동준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김동준은 "대표팀에 있을 때 김 감독님이 코치셔서 안면도 있고 이야기하는데 수월하긴 했다. 그러나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다. 김 감독님께 속 시원히 말씀을 드렸지만, 함께하지 못해서 죄송했다. 아예 모르는 감독님이면 몰라도, 오히려 아는 분이라 더 미안한 마음이 컸다. 정경호 코치님도 성남시절에 함께 해서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젊은 대전에 새 둥지를 튼 김동준은 중참이다. 그는 "젊은 냄새가 나는 팀이다. 활력소가 되는 부분이 많다. 줄임말 등을 보면서 하나씩 배운다"며 "내가 딱 중간이다.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부분이나, 선수들이 흥분해서 다투는 부분 등 팀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했을 때 지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어린 선수들을 북돋아 줘야 하는 위치다. 형들에게도 말씀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미 한차례 승격을 경험한 김동준은 기틀을 강조했다. 그는 "기틀을 잡는 게 중요하다. 기본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바이오, 안드레, 채프만 등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조직력이다. 말로만 하나가 되는 게 아니다. 제가 농구를 되게 좋아하는데, 넘어졌을 때 우르르 몰려가 손을 잡아주고, 자유투를 성공했을 때 모두 좋아해주는 것을 보면 하나됨이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올 시즌 K리그2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지만, 다들 승격을 꿈꾸고 있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고 있지만, 아래 단계에 있으면 올라가는 욕구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동준은 "십자인대를 다치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가지 못했을때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2019년과 2020년을 준비하면서 대표팀에 대한 갈망을 놓고 팀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대신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목표가 있다. 바로 베스트골키퍼상이다. 김동준은 "2017년에 35경기를 뛰어서 30실점을 안했다. 경기당 실점률이 0.8정도 였다. 그런데 베스트골키퍼상을 놓쳤다. 경남의 이범수가 받았다.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김칫국을 마셨다. 이해할 수 없었다. 하루 동안은 '왜 안됐지?' 라는 생각만 했다. 올해는 그런 아쉬움 없이, 기록적인 면, 팀 기여도 등 최상위를 달려서 애매한 부분을 없애고 싶다. 오로지 김동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상을 받는 것도 목표다. 제가 수상한다면, 실점률이 현저히 적어야 하는 건데, 그러면 팀의 승격이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다.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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