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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in 방콕] 캡틴 이상민의 희생 "안쓰러울 정도로 뛰고 소리쳤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1-23 18:18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안쓰러울 정도로 한 발 더 뛰고, 한 마디 더 했다."

김학범호의 9회 연속 올림픽 진출 대업 달성, 여러 힘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감독은 선수들을 믿었고, 선수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입더라도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똘똘 뭉쳤다.

경기에서 골을 넣은 이동준(부산) 이동경(울산) 오세훈(상주) 조규성(안양) 등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며 희생하는 선수들이 없었다면, 그 빛나는 선수들이 나올 수 없었다.

그 중 한 명이 김학범호 주장 이상민(울산)이다. 팀의 중앙 수비수이자 그라운드 위의 감독이었다. 자신의 플레이를 하랴, 동료들을 챙기랴 바빴다. 조별리그 3차전인 우즈베키스탄전을 제외하고 전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번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중앙 수비에 대한 불안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단단해졌다.

같이 뛰고, 생활하지 않는다면 보지 못하는 주장의 희생이 있었다. 이동경은 "주장 상민이가 많이 고생했다. 힘든 상황이 있을 때마다 나와 터놓고 얘기를 했다. 서로 좋은 이야기를 하며 잘 이겨내자고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같은 울산 현대 소속이다. 이동경은 힘들었을 때의 대화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기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이동경은 "1997년생 선수들이 주장을 많이 도와줬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가 잘 도와주지 못했다. 하지만 상민이가 스스로 잘 이겨내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상민의 등 뒤에서 그를 계속해서 바라봤던 골키퍼 송범근(전북)은 잘했지만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에 대한 질문을 받자 주저 없이 이상민의 이름을 꺼냈다. 송범근은 "리더로서 마음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많았을 것이다. 뒤에서 보는데 안쓰러울 정도로 한 발 더 뛰고, 한 마디 더 했다. 그래서 나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자 말을 많이 하려 애썼다"고 답했다.

이상민이 유일하게 뛰지 않은 우즈베케스탄전에서는 원두재(울산)가 주장 완장을 찼다. 원두재는 당시를 돌이키며 "한 경기자만 직접 해보니 상민이가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다"고 했었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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