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SC in 방콕] 김학범호, 큰 의미 없다던 우즈벡전 사력 다했던 이유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1-16 11:07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승전이나 3, 4위전에서 또 만날 수 있지 않나."

국가대표 선수라면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승리해야 하는 게 맞다. 김학범 감독은 그 의미에 더해 미래까지 보고 있었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15일 태국 방콕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어십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대1로 꺾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사실 우즈베키스탄전은 큰 의미가 없는 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한국은 중국, 이란전 2연승으로 일찍 8강을 확정지었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1위, 지면 2위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조 1위 메리트가 크지 않다. 8강에서 만날 D조 팀들 경기가 하루 늦게 끝나 상대를 고를 수도 없다. 8강 뒤 4강 대진을 봐도, 도긴개긴이다. 1위로 올라갔을 때는 호주-시리아 승자와 맞붙고, 2위로 올라가면 사우디아라비아-태국전 승자와 만나는 시나리오다. 딱히 어느쪽이 유리하거나, 불리하거나 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최선을 다해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그동안 상대를 선택하고, 유리한쪽으로 간다고 했을 때 좋은 결과를 낸 걸 못봤다. 우리는 대진, 동선 등 환경에 관계 없이 팀으로 앞으로의 경기들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우즈베키스탄전에 앞선 두 경기와 비교해 또 다시 선발 라인업을 대폭으로 수정해 로테이션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들게 했다. 토너먼트를 앞두고 활약이 좋았던 이동준(부산) 조규성(안양) 이상민(울산) 김진야(서울) 등을 쉬게 했다. 중국전 부진했던 오세훈(상주)과 엄원상(광주)이 다시 선발로 나왔다. 경기에 못나오던 윤종규(서울)가 선발로 출전했다. 선수들을 배려하고 체력 조절도 하며, 이기면 좋고 아니어도 상관 없는 전략을 짠게 아닌가 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단호했다. 김 감독은 "나는 우리 공격수들을 믿는다. 우즈베키스탄의 취약점을 노릴 수 있는 선수 구성을 했을 뿐이고, 그게 잘 맞아들어갔다. 선수들이 누가 나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왔던 말처럼, 엔트리에 있는 선수 모두 주전이라는 철학이 이번 경기에도 녹아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8강 상대가 정해지면 그 때 어떤 선수들을 투입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단순히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쉬었다고, 그 선수들이 8강 경기를 뛰는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전을 정말 이기고 싶어했다는 건 이 한 마디에서 알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결승전이나 3, 4위전에서 또 만날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조별리그에서는 조금 부진했지만, 토너먼트 반대쪽에서 충분히 4강 이상 진출할 수 있는 팀이다. 만약,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3, 4위전에서 만난다면 혈투를 벌여야 한다. 그 때 조별리그에서 거둔 승리가 선수들에게 자신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렇기에 의미 없다던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사력을 다했던 것이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