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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km 날아간 보람, 아마추어 섬팀 프랑스 2부팀 제압 '대이변'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1-05 16:35


◇컵대회에서 대이변을 일으키고 기뻐하는 JS 생-피에루아즈 선수들. 사진=유로스포트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름도 생경한 'JS 생-피에루아즈'가 '제2의 칼레' 기적을 꿈꾼다.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프랑스령 섬 레위니옹(Reunion)의 클럽은 4일 프랑스 서부 레지옹(Region) 클럽 니오르와의 2019~2020시즌 쿠프 드 프랭스 64강에서 그야말로 깜짝 승리를 거뒀다. 생-피에루아즈는 아마추어로 구성된 팀이고, 니오르는 리그2(2부) 소속 프로팀. 전력차가 극심한 데다, 니오르의 홈구장 스타드 레네 가일라드에서 열려 열세가 예상됐으나, 생-피에루아즈가 2대1로 승리하며 32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1989년 프랑스령 가이아나의 ASC 르 ?다르에 이어 섬팀이 프랑스 FA컵인 쿠프 드 프랭스 32강에 오른 건 30년 만이자 통산 2번째다. 프랑스 축구협회는 과들루프, 프랑스령 기아나, 마르티니크, 마요트, 뉴칼레도니아, 타히티, 레위니옹, 생마르탱, 미클롱 등 프랑스 해외령의 클럽들을 쿠프 드 프랭스에 참가시킨다.

생-피에루아즈 선수단과 100명이 넘는 원정팬이 대륙을 가로질러 약 9000km 달려간 보람이 있었다. 구글 지도로 살피면 레위니옹에서 니오르까진 비행기로 꼬박 하루가 걸린다. 1-1 팽팽하던 후반 31분 결승골을 넣은 라이언 폰티는 "우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믿기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미지=구글 지도
생-피에루아즈는 그 자체로 유명한 클럽은 아니지만, 숱한 스타를 배출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한때 프랑스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한 테크니션 디미트리 파예(마르세유) 리버풀 등에서 활약한 공격수 플로랑 시나마-퐁골레(은퇴) 등이 이곳 출신이다. 니오르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베테랑 제라드 휘베르트 역시 레위니옹에서 나고 자랐다. 지난해까지 생-피에루아즈에서 활약한 시나마-퐁골레는 "대회 1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하며 아주 조금은 (팀의 32강 진출에)기여했다"며 웃었다.

감격의 32강 진출을 이뤄낸 생-피에루아즈에겐 더 큰 선물이 기다린다. 32강에선 '무려' 리그앙(1부) 팀과 대결할 가능성이 있다.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또는 황의조 소속팀 지롱댕 보르도와 격돌한다. 마르세유에는 앞서 언급한 파예가 뛰고 있다. 니오르전 승리로 프랑스 축구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생-피에루아즈가 또 한 번의 자이언트 킬링에 성공할 경우 자연스레 '제2의 칼레' 타이틀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1999~2000시즌 당시 4부 소속이던 칼레는 쿠프 드 프랭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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