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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 조성환 감독, 제주 지휘봉 내려놓는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5-02 17:58



조성환 감독이 결국 제주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2일 "조 감독이 제주 수뇌부를 만나 사퇴의 뜻을 전했다.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14년 12월 제주 감독으로 부임한 조 감독은 4년5개월만에 퇴진하게 됐다. 현역 최장수 감독이었던 조 감독은 인천의 욘 안데르센 감독에 이어 올 시즌 두번째로 중도하차한 감독이 됐다.

이유는 역시 성적부진이다. 올 시즌 제주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4무5패로 12위에 머물렀다. 제주월드컵경기장 보수 문제로 초반 6경기를 원정을 치른 제주는 홈으로 돌아온 후에도 승점 3을 더하지 못했다. 강릉시청과의 FA컵에서 어렵게 시즌 첫 승을 챙겼지만, 21일 펼쳐진 강원과의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숫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2대4로 무너졌다. 당초 조 감독은 일찌감치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수뇌부는 초반 원정이 이어진 것을 감안, 11라운드까지 시간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된 무승에 부담을 느낀 조 감독이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이로써 조 감독과 제주의 동행은 4년5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조 감독은 제주 축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부임 후 강인한 정신력과 끈적한 컬러를 더하며 중위권에 머물러 있던 제주를 한단계 도약시켰다. 2015년 상위스플릿에 오른 제주는 2016년에는 3위에 오르며 6년만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성공했다. 2017년이 정점이었다. 겨우내 폭풍영입에 나선 제주는 리그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며 준우승에 성공했다. K리그 팀 중에는 유일하게 ACL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제주가 지갑을 닫은 2018년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막판 반전으로 끝내 팀을 상위스플릿으로 올렸다. 제주는 K리그1이 12개팀 체제로 자리잡은 2014년부터 5시즌 연속 상위스플릿행을 달성했다. 전북과 함께 유이한 기록이다.

제주는 지난 시즌 고전에도 불구하고 조 감독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대신 일부 변화를 택했다. 코칭스태프를 재편했다. 서울에서 감독대행을 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이을용 코치를 수석코치로 데려왔다. 팀 전력도 강화했다. 인천 공격의 핵심이었던 아길라르를 영입한데 이어, 윤일록 김동우 정우재 등을 영입했다. 동계훈련도 알차게 보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최악의 행보를 보였다. 지독한 골결정력 부재에 시달린데다, 믿었던 수비마저 흔들렸다. 조 감독은 마지막까지 반등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팀을 살리지 못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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