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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생생인터뷰]33세 최고참 이 용 "A매치 42경기, 불러주시면 더 하겠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2-13 15:35 | 최종수정 2019-02-13 15:36


이 용 스포츠조선

'모범생' 이미지가 강한 이 용(33·전북 현대)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그는 27세였던 2013년 A매치에 데뷔해 2014년 브라질과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경험했다. 2018년 K리그에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오른쪽 풀백으로 전북 현대의 K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처음으로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9시즌을 앞둔 지금, 이 용의 어깨는 더 무겁다. 소속팀 전북은 최강희 감독에서 포르투갈 출신 모라이스 감독으로 수장이 교체됐다. 팀의 고참 이 용은 올해 주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에서도 이 용의 비중은 더 커졌다. 그동안 팀의 중심을 잡았던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동반 국가대표 은퇴를 결정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고참 이 용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상황이다. 그를 13일 전북 완주군 봉동 소재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한국과 카타르의 2019 AFC 아시안컵 8강전 경기가 2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용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25/
◇"김민재 이적 보면서, 다 내마음 같지 않구나"

-새로운 사령탑 모라이스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은 뭔가.

11일 팀에 합류했다. 아시안컵 마치고 휴가에다 설 연휴까지 보내고 돌아왔다. 감독님과 짧게 미팅했다. 아시안컵 때 부상으로 아직 정상 조에 합류하지 못했다. 혼자 따로 몸만들고 있다. 벤투 감독님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들었다. 빌드업을 강조하는 '패스 축구'라고 들었다.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 같다.

-감독님을 본 첫인상과 알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은?

사진으로 처음 접했다. 사진은 대개 강렬했다. 선수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더 부드러운 것 같다. 선수를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새 시즌 개막이 얼마 안 남았다. 감독이 밝힌 올해 목표는 '트레블(3관왕)'인데. 이 용이 갖고 있는 팀 목표와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휴식은 충분했다. 우선은 감독님의 목표가 우리 선수들의 목표다. 공통된 것이다. 3개(정규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다 하면 좋겠지만 제일 좋은 건 정규리그와 ACL은 꼭 하고 싶다. 올해로 전북 현대에 온지 3년째다. 오고 나서 매년 우승했다. 올해는 다 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작년에 못 했던 도움왕을 목표로 하고 싶다. 도움왕에 도전하다보면 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지난해 K리그 선정 MVP을 아쉽게 받지 못했는데.

아쉽기는 했지만 거론되는 것만도 좋았다. 프로와서 베스트11은 한번쯤 뽑혀보고 싶었다. MVP 후보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것 만으로도 영광이다.(이 용은 말컹 등과 경합했고, 말컹이 MVP에 뽑혔다.)

-팀이자 국가대표팀 후배 김민재(전북→베이징 궈안)가 이적했다. 팀에 많은 이적료를 남겨주고 갔는데. 그 과정에서 팬들로부터 싫은 소리도 나오고 했다. 선배로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김민재는 좋은 선수다. 우리 팀에서 든든했는데 아쉽다. 그렇지만 우리 팀에는 좋은 중앙 수비수(홍정호 최보경 김민혁 등등)가 있다.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김민재와은 나이차가 나지만 연락을 계속 하고 있다. 모든 게 다 좋을 수만은 없다. 선수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또 선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다 내 마음 같지 않다. 선수가 잘 이겨내야 한다.

-팀 주장할 때 안 됐나.

그런 중책을 맡기주시면 열심히 할 것이다. 내가 주장을 하더라도 이동국 형, 박원재 형도 있다. 우리 선수들은 자기 관리를 잘 한다. 큰 어려움은 없다.


한국축구 국가대표 이용이 2019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0일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알 아인(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10/
◇"불러만 주신다면 국가대표 더 해야 한다"

-정말 큰 기대를 걸었는데 아시안컵이 너무 아쉽게 끝났다.

아쉬움이 큰 대회였다. 원하지 않았던 아쉬운 결과가 나와 힘들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우리 대표팀의 플레이가 지루했을 수 있다. 무의미하게 패스를 돌린다는 평들이 많았다. 우리가 추구하는 스타일이었다. 부상자들이 없었고 공격 옵션들이 더 있었다면 충분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을 것 같다. (59년만에 우승에 도전한 벤투호는 지난달 끝난 아시안컵 8강서 카타르에 0대1로 졌다. 카타르가 일본을 꺾고 첫 우승했다.)

-카타르전이 질 경기는 아니었는데.

팀 후배 김진수의 골대 맞은 프리킥이 아쉬웠다.(0-0 상황서 후반전 후반부, 김진수가 찬 왼발 프리킥이 골대를 맞는 불운이 있었다. 그후 카타르에 중거리포를 얻어맞고 한국이 졌다.)

-아시안컵을 통해 또 축구를 배웠을 거 같은데. 수비 위주로 수비라인을 내려서는 팀을 어떻게 무너트려야 할까.

아시안컵은 월드컵과는 정반대다. 아시안컵에서 우리가 강팀이다. 우리 대표팀이 고민하고 보완해야 한다. 월드컵 예선 치를 때 수비 위주의 팀을 깨트려야 한다.

-기성용 구자철의 국대 은퇴, 팬들의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그동안 수고했으니 보내주자는 쪽과 아직 나이를 생각할 때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건 좀 그렇다는 의견도 있다. 이 용의 생각은 어떤가.

성용, 자철이와 대화를 많이 했다. 선수들도 더 하고 싶어하는데 대표팀에 와서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선수들도 몸이 자꾸 다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부분 때문에 고민도 많았다. 그래서 그런 결정을 내린 거 같다. 축구 선수로서의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대표팀 입장에선 아쉽다. 기성용 구자철은 대표팀에 공헌했고, 지금도 필요한 선수들이다. 그런데 선수가 선택을 했기 때문에 존중해줘야 한다. 이제 새로운 젊은 선수를 키우는 게 먼저다.

-이 용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는 건가.

저는 나이가 많지만 대표팀 경력으론 기성용 구자철 보다 훨씬 후배다. 아직까지는 더 할 수 있다. 불러만 주신다면 더 해야한다.(이 용은 2013년 7월 중국전으로 A매치 데뷔했다. 이후 두차례 월드컵 본선을 경험했다. A매치 42경기에 출전했다.)

◇"최강희 감독님 소식, 괜히 중국이 아니구나"

-팬들의 반응을 보면 '이 용이 잘 생겼다' '인물이 계속 난다'는 얘기가 절대 다수다. 축구를 잘 하면서 잘 생겨지는 것인가.

너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예쁘게 봐주시는 것이다. 응원에 항상 감사드린다.

-월드컵 후 TV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 출연으로 인지도가 더 넓어진 거 아닌가.

그후 많이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셨다. 월드컵 효과라고 본다. 좋은 기회가 오면 또 팬들이 좋아한다면 운동에 지장 안 주는 범위에서 해보고 싶다.

-이 용의 8대2 가르마 헤어스타일은 올해도 계속 되는 것인가.

이게 경기장에서 좋다. 내가 땀이 많아서 그 스타일이 편하다. 고정하고 경기를 하면 편하다. 신경을 덜 쓰게 된다. 경기에 집중하고 싶어서 그렇게 한다.

-최강희 감독과 연락하나.

최강희 감독님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기사로 소식을 계속 듣고 있었다. 괜히 중국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들었다.(지난 시즌을 마치고 중국 슈퍼리그로 무대를 옮긴 최강희 감독은 취안젠 그룹 회장이 중국 공안에 체포되면서 톈진 취안젠과 결별하고 급하게 중국 다롄 이팡과 사령탑 계약을 했다.)
봉동(전북 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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