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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영입' 주도한 최순호 감독 "내년도 큰 걱정은 없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12-20 06:3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를 3년 만의 상위 스플릿으로 이끈 비결은 '알짜 영입'이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시즌을 앞두고 포항의 핵심 전력들이 이탈했다. 2017년 리그 19골의 양동현(세레소 오사카)과 14도움의 손준호(전북 현대)가 이적했다. 반면 대형 영입은 없었다. 인색한 투자 속에서 선수단을 꾸려야 했다. 최 감독은 남은 전력으로 빠르게 손발을 맞추려 했다. 동계 훈련에서 강도 높은 패스 훈련을 소화했고, 시즌 초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다른 팀들의 손발이 맞아가면서 포항의 성적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미미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해서 구단이 갑자기 통 큰 투자를 할 수는 없었다. 외부에서 쓸만한 자원을 수혈해야 했고, 최 감독은 지켜봤던 선수들의 영입을 검토했다. 7월 말 중요한 두 건의 영입이 성사됐다.

먼저 7월 28일 유망주 정원진을 FC서울에 보내는 대신, 이석현을 데려왔다. 많은 팬들이 의외의 트레이드라고 했지만, 최 감독은 확신이 있었다. 그는 7월 11일 서울과의 경기를 앞두고 대구-서울전(7월 8일)을 분석했다. 그 때 마침 선발 출전한 이석현이 눈에 들어왔다. 최 감독은 "사실 그 전까지는 이석현을 잘 몰랐다. 그런데 경기를 보니 패스 연결이 좋더라. 이후에도 플레이가 기억에 남아 있었다. 정원진을 키우려고 했지만,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이석현은 빠르게 팀에 녹아 들었다. 포항에서 뛴 18경기에서 5득점-4도움으로 활약했다. 이제는 팀 중원의 핵심이 됐다.

그리고 7월 31일 또 하나의 깜짝 영입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K3 경주시민축구단에서 뛰던 공격수 김지민. 아마추어 리그 소속 선수를 영입하자 팬들은 의아해했다. 이 역시 최 감독의 선택이었다. 그는 "동계 훈련과 시즌에서 제테르손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그런데 MOU를 맺고 있는 경주시민축구단에서 김지민을 봤다. 기본적으로 공을 잘 찼다"고 했다. 구단 내부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포항은 반등하지 못했고, 재검토 끝에 김지민의 영입을 확정지었다. 김지민 역시 17경기에서 4골-1도움을 기록했다. 악착 같은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었다.

9월에는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김도형을 점 찍었다. 최 감독은 "특징이 확실한 선수였다. 번뜩이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다. 그리고 슈팅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김도형의 과거 경기 내용을 분석한 끝에 영입으로 이어졌다. 김도형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쏠쏠한 활약을 했다. 알짜 영입은 성공이었다.

이제 최 감독은 다음 시즌을 구상하고 있다. 대형 영입이 없더라도 착실한 보강을 하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 영입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꾸릴 수 있다. 최 감독은 "그래도 내년에 큰 걱정은 없다"고 했다. 팀의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고, 새 얼굴들의 발전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 그는 "김지민과 김도형은 체격이 좋은 선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겨울 동안 체력 훈련과 전술 훈련을 같이 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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