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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도, 전북도 서로를 원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1-26 15:49



'라이언킹' 이동국(39)이 내년에도 전북 유니폼을 입는다.

전북은 26일 '이동국과 1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동국과 전북의 동행은 11년째 이어지게 됐다. 30세였던 2009년 전북에 입단한 이동국은 40세가 되는 내년에도 전주성을 누빈다. 역사도 계속된다. 지난 제주전에서 502경기를 출전해 K리그 통산 필드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한 이동국은 내년 시즌 출전만으로도 새 역사를 써내려간다. K리그 통산 최다골(215골) 기록도 갖고 있는 이동국은 한골, 한골 더할때마다 신기원을 이룬다.

전북 입장에서는 재계약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이동국은 올 시즌에도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우승을 확정지은 인천전 골을 비롯해 리그에서만 13골(4도움)을 넣었다. 올 시즌 국내 선수 리그 최다골이자 팀내 최다골이었다. 올 시즌 조커로 변신해 세운 기록이라 더욱 값지다. 축구선수로는, 특히 공격수로는 할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39세지만 완벽에 가까운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신체나이는 30대 초반에 불과한데다, 체지방도 11%로 여전히 전북 내 중상위권에 속한다. 부상도 거의 없다.

2년 전부터 1년 재계약을 하던 이동국은 이번에도 시즌이 종료되기 전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다음 시즌도 일찌감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게 됐다. 사실 올해는 큰 변수가 있었다. 이동국의 멘토인 최강희 감독이 전북을 떠나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종료 후 중국 슈퍼리그의 톈진 테다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에게 지도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하강곡선에서 새로운 축구인생을 꽃피게 한 은인이자, 베테랑이 된 후에도 전폭적인 신뢰와 배려 속 꾸준한 활약을 펼치게 한 스승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동국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동국의 선택은 이번에도 전북이었다. 여전히 몸상태에 자신이 있는데다, 전북이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전북도 성의를 보였다. 팀의 상징과도 같은 최 감독이 떠난 전북은 슈퍼스타이자 팀의 아이콘인 이동국마저 놓칠 수 없었다. 최 감독과 함께 중국행이 유력했던 김상식 코치를 붙잡으며 최 감독 이탈에 대한 공백을 최소화한 전북은 이동국과 재계약에 성공하며 흔들리던 선수단 분위기까지 잡았다.

이동국은 "내 남은 선수로서의 활동을 전북에서 계속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나를 인정해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전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내고 팀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백승권 단장도 "이동국은 전북에서 선수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선수이다. 그 가치를 인정하고 보답을 하는 것이 구단의 역할이다"며 "이동국 선수가 전북의 이름으로 더욱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그라운드 시계는 계속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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