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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독수리'의 FC서울, 잔류 다음은 명가 재건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11-12 11:27


연합뉴스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은 FC서울이 시즌 9승째를 올리는데 약 3개월이 걸렸다. 11일 전남을 힘겹게 제압(3대2)하며 K리그1(1부) 잔류를 위한 큰 고비를 넘겼다. 최용수 감독은 "2대2로 끝났다면 참담했을 것이다. 지금 FC서울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선수, 구단, 팬 모두 우리의 현재 모습을 알아야 한다. 나중에 큰 도움이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방수'로 전격 투입된 최용수 감독은 2010년 초중반 서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도유망한 젊은 사령탑이다. K리그 두 차례(2010년과 2012년), FA컵 한 번(2015년) 우승했고, 한 차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기록했다.

그에게 2년 4개월만에 돌아온 친정 FC서울의 상황은 예상 밖으로 초라하고 보잘 것 없었다. 최용수 감독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중국 슈퍼리그 장쑤 감독을 경험하고 돌아온 최용수 감독은 강등 위기 상황에서도 여유가 있었다. 하위 스플릿 경험이 없는 선수들 앞에서 수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강단있었고, 또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면서도 FC서울 구단과 팬들에게 위기에 처한 수도 명문팀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주문한다. 서울은 2017년 정규리그 5위로 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는 더 추락했다. 난생 처음 하위 스플릿과 강등의 공포를 경험하고 있다. 서울 선수들은 물론이고 구단 경영진과 프런트까지도 낯선 경험에 혼란스럽고 초조했다. 두 경기를 남겨둔 현재 리그 9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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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서울 같은 K리그 명문 구단도 무너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가장 단적인 예로 프로야구에서 2010년대 초중반 4차례 통합 우승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투자를 줄이면서 추락했다. 명문 구단을 만드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져내리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투자가 줄고, 수준급 선수들이 팀을 떠나기 시작하면 팀 경기력이 떨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프로 선수들은 돈(연봉 이적료)에 민감하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쪽으로 옮기려는 걸 막을 방법이 없다. 게다가 한국 축구 시장은 우수한 선수 자원이 충분치 않다. 뛰어난 몇몇 선수 영입 싸움에서 밀리면 전력 보강 자체가 어렵다.

지금의 FC서울엔 K리그를 지배할 수 있거나 대표할 선수가 매우 부족하다. 러시아월드컵 이후 자신감이 충만한 멀티 플레이어 고요한 정도를 빼고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선수가 없다. 최용수 감독과 함께 했던 데얀 몰리나 다카하기 오스마르 등이 전부 서울을 떠났다.

최용수 감독은 전남전 출전 명단을 전부 토종 선수들로 꾸렸다. 외국인 선수 3명(안델손 에반드로 마티치)을 전부 제외했다. 이유는 다채롭다. 안델손은 팀 기만 행위, 에반드로는 부상, 마티치는 기량 미달이다. FC서울은 결과적으로 지난 2년 동안 선수 수급에 있어 성공 보다 실패가 많았다. FC서울의 1년 예산은 전북 현대 다음으로 많다. 서울은 거의 400억원(추정)에 육박하는 예산을 쓴다. 투자가 인색한 게 아니다. 팀이 필요로 하는 곳, 알짜 선수 영입에 투자할 수 있는 경영 판단과 전문가의 지식이 필요하다. 물론 K리그에 통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은 노하우가 있어야 하고, 또 행운이 따라주어야 한다.

최용수 감독이 바라는 FC서울의 명가 재건을 위해선 최근 2년의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이 남은 2경기서 잔류하고 또 스토브리그를 잘 보내야만 2019시즌 반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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