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가 기선제압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김 감독은 주전 골키퍼 조현우를 복귀시켰다. 공격수로는 황희찬이 먼저 선발로 나섰다. 발목 부상을 당한 장윤호 대신 이진현이 선발 출전하는 등 적잖은 변화가 있다.
센터백에선 김민재와 조유민이 호흡을 맞춘 가운데 왼쪽 풀백 김진야, 오른쪽 풀백 김문환으로 측면은 그대로였다. 다만 미드필드진 후방에는 김정민과 이진현이 배치됐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손흥민이 출격했다. 스리톱으로는 이승우-황의조-황희찬가 호흡을 맞췄다.
이날 경기는 이른바 '항서 더비'로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학범슨' 김학범 감독의 한국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 '4강신화'를 달성한 베트남의 기세는 그동안 매서웠다. 준결승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의 끈끈함을 자랑했다. 하지만 한 수 위의 한국 앞에서는 달랐다. 기세등등 베트남의 돌풍에 찬물을 끼얹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필드 중앙에서 빌드업을 하던 황희찬이 수비수 1명을 가볍게 제친 뒤 황의조에게 침투패스를 찔렀다. 황의조가 밀착마크에 막혀 넘어졌지만 끝까지 버티며 옆으로 흘려줬고, 이를 낚아 챈 이승우가 왼발로 침참하게 대각선 방향을 적중했다.
베트남은 종전과 같은 패턴을 들고 나왔다. 패스에 의한 전방 압박보다 롱볼과 뒷공을 노리는 역습으로 만회를 노렸다. 베트남의 순간 스피드에 공격기회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큰 위협은 아니었다.
부지런히 공세를 가하던 한국은 27분 추가골을 성공했다. 작품같은 골이었다. 페널티박스를 향하던 손흥민이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뒤공간을 향해 침투패스를 했다. 이때 황의조의 움직임이 일품이었다.
상대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허물어뜨리며 단독 골찬스를 만든 황의조를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가뿐하게 따돌리며 툭 찍어올려 골문을 뚫었다.
무실점 행진 끝에 한국에 초반부터 난타당한 베트남은 기세가 꺾였고, 한국은 대승을 예고하는 전반을 마무리했다.
자카르타=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