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국 이란]'잠잠했던 캡틴' 손흥민 활용법이 아쉽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8-23 23:24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2차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가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사진은 한국 손흥민
반둥(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7/

이란전 승리는 기쁘지만, 다시 한번 숙제를 확인했다. '손흥민(토트넘) 활용법'이다.

한국은 23일 인도네시아 버카시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에서 황의조(감바오사카)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이겼다. '난적' 이란을 제압한 한국은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학범호는 이날 베스트11을 가동했다. 4-3-3 카드를 꺼낸 한국은 이승우 황의조 손흥민 스리톱을 내세웠다. 역시 시선은 손흥민을 향했다. 손흥민은 키르기스스탄과의 3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감각을 예열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이날 오른쪽 날개로 나섰다. 사실상 프리롤이었다. 2선에서 자유롭게 움직였다. 하지만 위협적이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손흥민의 장기인 스피드와 슈팅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후반 들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스프린트와 슈팅의 횟수 자체가 너무 적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았다.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었지만, 오픈 플레이에서는 큰 위력이 없었다. 손흥민은 김학범호의 핵심 공격수다. 이견이 없다. 손흥민은 가장 먼저 와일드카드로 낙점을 받았다. 김학범 감독이 "뽑지 않을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할 정도였다. 손흥민은 대한민국을 넘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개인능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중 최고다.

하지만 축구는 개인종목이 아니다. 천하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매번 우승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팀에 어떻게 녹아들고, 팀 안에서 어떻게 플레이 하느냐' 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란전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움직임은 아쉬웠다. 13일 김학범호에 합류한 손흥민은 15일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 교체출전했고, 키르기스스탄전에 풀타임으로 뛰었다. 10일간 호흡을 맞췄지만 손흥민의 장점을 살릴만한 전술적 움직임이 없었다. 프리롤 때는 경기에 많이 관여하지 못했다. 이름값만으로도 상대를 주눅들게 하는 손흥민의 존재감은 대단하지만, 손흥민을 연계용으로 활용하기에는 그의 능력이 너무 아깝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목표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대표팀 최고의 전략 무기, 손흥민 활용도를 극대화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 밀집을 뚫을 수 있다. 한골로 만족하면 안된다. '손'을 잘 써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