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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안되지.'
수원은 8일 천안축구센터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 천안시청과의 경기서 연장 접전 끝에 4대2로 역전승했다.
사리치의 데뷔골과 데얀의 맹활약(3골-1도움) 덕분에 거둔 신승이었다. 내셔널리그의 숨은 강호 천안시청은 수원과의 사상 첫 대결에서 전-후반 극장골을 넣으며 돌풍을 꿈꿨지만 막판 체력 열세를 넘지 못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날 양상민-곽광선-조성진 등 기존 스리백을 유지한 것을 제외하고 사실상 1.5군을 선발로 내보냈다. 데얀, 사리치, 염기훈 등 베스트 멤버들은 벤치대기. 오는 주말 울산 현대와의 K리그1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주전들이 빠지면서 3-4-3에서 유주안-임상협을 투톱으로 하는 3-5-2로 변화를 시도했다.
결국 전반 종료 직전 허를 찔렸다. 수원 문전으로 뜬공이 투입됐을 때 골키퍼 노동건이 캐치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협력 방어를 하던 수비수 조성진이 애매하게 걷어낸 것이 어시스트가 됐다. 천안시청 공격수 조이록이 때를 놓치지 않고 대각선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염기훈을 투입한 데 이어 데얀과 사리치까지 시간 차로 투입했다. 아껴두려던 베스트 멤버을 동원해서라도 망신당할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물꼬가 터지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선택한 변화였지만 전화위복이자 신의 한수였다. 사리치가 투입된 지 1분 만에 아크 정면에서 정교한 왼발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갈랐다. 사리치가 나오기 직전 투입된 데얀의 도움도 빛났다. 욕심을 내지 않고 침착하게 사리치에게 양보한 것. 사리치가 수원에 입단한 이후 데뷔골이어서 경기장 스탠드를 장악한 원정 수원팬들은 더 신났다.
균형을 맞춘 수원은 천안시청의 투지넘치는 역습에 간혹 가슴을 졸였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31분 염기훈의 결정적인 슈팅이 허공을 가르는 바람에 땅을 쳤던 수원은 4분 뒤 다시 만세를 불렀다. 해결사는 역시 교체카드 데얀이었다. 데얀은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으로 오른발 중거리 슈팅, 골망을 그림같이 흔들었다. 그 사이 천안시청은 체력 부담을 드러냈고 수원의 공세는 강도를 높여갔다.
36분 데얀의 정교한 패스를 받은 유주안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힌 것은 흥을 돋우기 위한 서비스같았다.
한데 '추가시간의 저주'가 있을 줄이야. 후반 추가시간 4분이 선언된 뒤 수원은 승리를 너무 낙관했을까. 마지막 전원 공격에 나선 천안시청 수비수 윤정민에게 극장골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승부는 결국 연장으로 미뤄졌고 다시 해결사 데얀이 나섰다. 데얀은 연장 전반 3분 염기훈의 헤딩 패스를 받아 반박자 빠른 터닝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데얀의 세 번째 골은 서비스였다.
천안=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