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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고명장' 주승진-'수원레전드' 곽희주 '의기투합'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1-28 16:26


주승진 수원 유스팀 총괄 디렉터가 매탄고 감독 시절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수원의 화수분을 책임지겠습니다."(주승진 총괄디렉터)

"'곽대장'의 근성 심어줘야죠."(곽희주 매탄고 코치)

수원 삼성이 최근 산하 유스팀에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유스팀 총괄디렉터를 신설해 주승진 매탄고 감독(43)을 선임했고, 고교 명문 매탄고의 신임 코치로 곽희주(37)를 발탁했다.

수원 구단 산하 유스팀 시스템은 U-18(매탄고), U-15(매탄중), U-12(초등부)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매탄고는 국내 고교축구 명문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국가대표 권창훈을 비롯해 민상기 구자룡 유주안에 이어 올해 '루키 블루칩'으로 떠오르는 전세진에 이르기까지 화수분 역할을 해왔다.

주승진은 매탄고를 이끌면서 춘계연맹전 2연패(2016∼2017년), 2016년 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 우승, 2017년 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 우승 등 눈부신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수원의 3개 부문 유스팀을 총괄하는 디렉터로 '영전'했다. 사실 주승진은 수원 유스 출신도 수원의 레전드도 아니다. 하지만 특유의 냉철한 성격을 바탕으로 선수 육성 능력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유스팀 선수 지도에 남다른 실력을 입증하며 없어선 안될 인재로 자리잡았다. 작년 말 한때 최윤겸 신임 부산 감독과의 과거 인연 때문에 부산 코치 영입 대상에 올랐을 정도다. 주승진이 결국 수원 잔류를 선택한 것도 유스팀 총괄디렉터라는 중책을 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매탄고뿐 아니라 수원의 모든 유스팀을 아울러야 하는 주 디렉터는 "너무 중책을 주신 것 같아 사실 부담되는 자리다. 수원 구단에 처음으로 생긴 직책이라 더욱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묵묵히 매탄고를 이끌어 온 것 처럼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도전해 볼 생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곽희주가 2017년 3월 은퇴식을 치르는 모습.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과 전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초등부 경기를 관찰하는 중이라는 주 디렉터는 "수원의 밑바탕이 된 유스팀에서 훌륭한 인재를 올려줄 수 있도록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기에 수원 열성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있다. '곽대장'이 돌아온 것이다. 곽희주는 지난해 3월 은퇴를 한 뒤 수원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현역 시절 끈끈한 수비력과 전투력으로 수원의 간판 수비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은퇴 뒤 지방의 축구아카데미에서 조용히 지내던 그가 수원 구단의 부름을 받고 매탄고 저학년(1,2학년)을 담당하는 코치로 귀환했다. 곽 코치는 "선수생활 15년 동안 항상 똑같은 일상을 되풀이하다가 은퇴를 하고 나니 푹 쉬고 싶었다. 그래서 수원팬들께 자주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면서 "쉴 만큼 쉬었고 이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절묘하게 수원에서 기회가 주어졌다"며 웃었다.

이어 곽희주는 "주승진 선배가 매탄고를 워낙 잘 만들어놔서 나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기보다 열심히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면서 "내가 현역 시절 악착같은 수비로 팬들에게 인상을 남겼는데 어린 제자들에게 선수로서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투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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