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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현장인터뷰]'소년에서 가장으로' 컴백 송진형이 바라는 꿈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1-24 21:44


FC서울 송진형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무르시아(스페인)=이명수 통신원

[무르시아(스페인)=이명수 통신원, 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가장' 송진형은 그라운드에 선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다

"드디어 돌아왔네!"

'FC서울 원클럽맨' 고요한이 송진형과의 첫 만남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였다. 송진형은 먼 길을 돌아왔다. 2003년 FC서울에 첫 발을 내딛었다. FC서울 올드팬들은 당시 16세, 파릇하다 못해 앳된 '소년' 송진형의 모습을 기억한다. 하지만 10년 후, 호주, 프랑스, 제주, 그리고 UAE를 거쳐 FC서울에 재입단 한 송진형은 딸 둘의 어엿한 '가장'이 되어있었다.

송진형이 돌아오자 가장 반겼던 이는 다름 아닌 서울 팬들이었다. 부상으로 인해 비록 경기에 나서진 못했지만 팬사인회를 통해 팬들과 호흡했다. 10년 만에 돌아온 송진형을 서울 팬들은 '아들'처럼 여겼다. 이에 송진형은 "서울에 처음 몸담았을 때부터 선물을 주시고 경기 마다 찾아와서 응원해주셨던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서울에 다시 돌아와서 정말 좋다고 반겨주실 때 행복했다"고 말했다.

송진형은 10년 만에 돌아온 서울의 겨울 전지훈련을 편하게 느꼈다. 송진형은 "당시에는 막내여서 엄청난 긴장감 속에 동계 훈련을 보냈는데 이제는 나이가 차서 확실히 편하다"고 했다. 송진형이 뛰던 당시와 지금의 선수단은 180도 바뀌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87년생' 동기들이 있었다.


몸을 푸는 송진형. 무르시아(스페인)=이명수 통신원
2007년 캐나다 U20 월드컵 대표팀. 비록 조별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센세이션'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축구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던 세대다. 당시 포항과 울산에서 뛰었던 '동갑내기' 신광훈과 이상호가 송진형의 적응을 돕고 있다. 송진형은 "예전부터 (신)광훈이와 (이)상호와는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같은 팀에서 재회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옛날에는 만나면 축구얘기만 했는데 이제는 육아 얘기를 하게 된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웃음 지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육아로 넘어갔다. 2014년 결혼한 송진형은 슬하에 2녀를 두고 있다. 하은, 시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송진형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당한 후 줄곧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재활에 매진했다. 딸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부상으로 인해 정신적 후유증은 없었다. 가족이란 존재가 나에겐 큰 힘이다"고 말했다.

4살. 아직은 아빠가 축구선수인지 모를 나이다. 송진형은 이 점을 아쉬워했다. 송진형은 "선배 축구선수들의 자녀들을 보면 아버지가 축구선수인 것에 자부심을 느끼더라. 당시엔 나도 아직 어렸지만 좋게 보였다. 아이들이 성장해가며 아버지가 축구 선수인 것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울에 있는 동안 잘해서 그라운드에 선 아빠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딸의 어린이집 친구들을 모두 초대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라운드에 선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은 송진형의 복귀 시점은 날이 따뜻해지는 상반기로 점쳐지고 있다. 송진형은 스페인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매 경기 10~20분 씩 소화하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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