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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고종수 체제' 대전, 이번엔 선수계약 문제로 '구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1-18 16:32 | 최종수정 2018-01-18 20:48



'김 호-고종수 체제'로 변신한 대전 시티즌(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에 바람잘 날이 없다.

이번에는 선수단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대전은 김 호 대표이사, 고종수 감독 체제로 전환 후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은 선수단. 지난 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만큼 변화는 당연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들의 계약 해지를 종용하고 나선 것.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말까지 일부 선수들의 계약 해지를 강요하고, 숙소 입소와 훈련 등에서 배제했다. 이 선수들 중 K리그 클래식 등에서 뛴 경험 많은 선수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고 감독도 '테스트'를 이유로 이들에게 불이익을 줬다. 선수들은 수차례 김 대표와 고 감독과의 대화를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결국 선수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Korea)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국장은 "대전 선수 7~8명이 대전 구단의 횡포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선수들과 면담을 했고, 공정한 판단을 위해 구단 측에 문의를 했다"고 했다. 17일 김 대표와 통화를 한 김 국장은 "'너무 일방적인 주장만 듣지 마라'고 하시더라. 입장 조율을 위해 앞으로도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대화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거나, 급여 지급 등 선수들의 기본 권리에 반하는 행동이 이어지면 법적인 투쟁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선수들의 주장에 반박했다. 김 대표는 "지난 시즌 성적이 나지 않았다. 분석해보니 능력과 태도 등에서 문제가 되는 선수들이 있었다. 이들의 거취를 두고 고심한 것은 맞다"며 "구단 사무국 재편이 늦어지며 이에 대한 대처가 늦어진 것도 사실이다. 구단 입장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들을 일방적으로 칠 수가 있나"라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대전은 이미 외국인선수 브루노를 일방적으로 정리하며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브루노는 지난 시즌 중반 재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 부임 후 벌어진 일이다. 브루노는 FIFA에 제소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일부 선수들에게는 인색한 대전의 현재 선수단 규모는 53명에 이른다. K리그 클래식을 포함해도 최고 수준이다. 33명이 전지훈련을 위해 태국으로 떠났고, 20명은 경남 창녕에서 훈련 중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젊은 선수들로 개편하기 위해 테스트 중이다. R리그에도 참가한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선수단 숫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명분은 이해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취임하며 "한번 어쩌다 승격하는 팀이 아닌 클래식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대전의 예산규모를 보면 여유롭게 리빌딩에만 집중할 상황이 아니다. 대전은 지난해 2차 추경을 통해 30억원을 받았다.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선수 영입비 명목으로 지급된 이 돈은 당초 2017년 말까지 소진해야 하지만, 2018년 2월까지 유예를 준 상태다. 여기에 2018년 본 예산으로 65억원을 받았다. 이 역시 구단 역사상 최고액이다.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2018년 추경까지 예상해보면 120억원에 가까운 돈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는 챌린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대전은 이에 걸맞는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사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추락하기는 했지만, 선수단 구성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대전이었다. 몇몇 포지션과 외국인 선수만 잘 보강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새 집행부는 판을 엎는데 주력하는 느낌이다. 결국 혈세낭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전 축구계가 최근 대전의 행보에 대해 의구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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