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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서 메가톤급 트레이드 성사가 임박했다.
우선 전북에서 울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는 선수는 무려 세 명이다. 스트라이커 이종호(24)를 비롯해 오른쪽 풀백 김창수(31)와 중앙 수비수 최규백(22)이다. 울산에서 전북으로 둥지를 옮길 선수는 두 명이다. 중앙 수비수 이재성(24)과 우측 풀백 이 용(30)이다. 스타 플레이어들의 대이동이라 더 흥미롭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는 1대1에서 3대2까지 커졌다. 최 감독은 수비라인 재정비를 노렸다. 공격라인은 올 시즌 김신욱을 비롯해 김보경 고무열 로페즈 등 국가대표급 공격수를 싹쓸이하면서 완성됐기 때문에 굳이 칼을 댈 필요가 없었다. 최 감독은 자유선발로 내년 전북 입단이 확정된 올림픽대표 출신 김민재(연세대)와 호흡을 맞출 중앙 수비수를 물색 중이었다. 그래서 애초에 원했던 선수는 센터백 이재성이었다.
반면 김 감독은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다. 특히 높은 골 결정력을 갖춘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다. 이종호의 영입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이유다. 그런데 김 감독이 이재성의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올림픽대표 출신 최규백을 점찍었다.
최 감독의 고민이 시작됐다. 이번 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최규백은 전북의 미래로 평가되던 선수였다. 최규백은 잦은 부상으로 K리그 클래식에서 15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재활 중이던 조성환이 그라운드에 돌아올 때까지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전북의 K리그 준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 견인했던 주인공이다. 특히 최규백은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경험했다.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기에는 아까운 자원이었다.
하지만 용단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국가대표 출신 이 용을 데려오길 원했다. 전북의 아킬레스건인 수비시 측면에서의 빌드업과 크로스의 질 향상을 위해선 여느 측면 공격수 못지 않은 능력을 갖춘 이 용의 영입이 절실했다. 특히 이 용을 데려올 경우 축구 스타일까지 바꾸겠다는 것이 최 감독의 복안이었다. 특히 이 용이 가세하게 되면 울산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신욱이 날개를 달게 된다. 결국 최규백을 트레이드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는 양팀 선수들의 몸값이 비슷할 때 성사된다. 울산 이재성과 이 용을 합친 이적료는 20억원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종호와 최규백의 몸값은 그 이하였다. 그래서 울산은 이 용의 대체자로 김창수를 점찍었다. 올 시즌 일본 가시와 레이솔에서 전북 유니폼을 입은 김창수는 '투지의 아이콘' 최철순에 밀려 K리그 8경기 출전에 그쳤다. ACL에선 제 몫을 했지만 결국 트레이드 카드에 포함되고 말았다. 그러나 김창수는 자신이 프로에 데뷔했던 울산에서 재도약을 꿈꾸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