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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피지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독일과 멕시코도 피지전에선 가볍게 1승을 챙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태용호도 마찬가지다. 피지전은 승점 3점이 기본이다. 여기에다 대량 득점도 필요하다.
이유가 있다. 조별리그에선 각조 1, 2위가 8강에 오른다. 순위의 첫 번째 기준은 승점이다. 만약 승점이 동률일 경우에는 골득실 차가 적용된다. 피지전에선 대량 득점을 통해 골득실도 대비해야 한다.
결국 한국과 칠레, 스페인이 모두 2승1패를 기록했고, 골득실차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칠레와 스페인이 1,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한국은 스페인전 대패에 발목이 잡히며 보따리를 싸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과 독일, 멕시코가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칠 수 있다. 피지전 결과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피지는 한국에 이어 멕시코, 독일과 격돌한다. 만약 한국과 멕시코전에서 2연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될 경우 독일전에선 '무장'이 해제될 수 있다. 독일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있다.
신 감독이 피지전을 경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피지는 직접적으로 한 번도 경기를 못 봐 나도 궁금하다. 물론 지역예선의 비디오는 많이 봤지만 결코 만만하게 생각해선 안되다. 피지는 투박하고 거칠다. 잔기술보다 힘으로 밀어붙인다.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피지가 많이 내려선다는 가정하에 선제골을 빨리 넣어야 많은 득점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에 하나 피지의 거친 전략에 휘말릴 경우 부상은 물론 경고와 퇴장 등 카드에 노출될 수도 있다.
그래서 첫 단추가 중요하다. 피지를 상대로는 냉정하면서도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 조급함에 발목이 잡히면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
피지전을 필두로 신태용호의 시계도 숨막히게 돌아간다.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은 8일 오전 4시에 벌어진다. 신 감독은 8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독일전을 꼽고 있다. 물러설 수 없는 '운명의 혈전'이 기다리고 있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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