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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이 두려워 하던 이동국-레오, 실력으로 증명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5-17 20:34 | 최종수정 2016-05-1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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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은 좋은 팀이지만 이동국, 레오나르도에게 의존하는 것 같다."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을 하루 앞두고 있던 멜버른 빅토리(호주)의 케빈 무스카트 감독의 발언이다. 전북전 승리를 향한 자신감 속에는 두 선수에 대한 두려움도 공존했다.

이동국은 '전북의 간판'이다. 2009년 전북 입단 뒤 K리그 4회 우승을 이끌었다. 은퇴를 바라볼 나이에도 지치지 않는 체력과 귀신같은 득점 본능, 동료들을 휘어잡는 리더십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2012년 전북에 입단한 레오나르도는 K리그에서 5시즌을 보내는 동안 정상급 외국인 선수 반열에 올랐다. 개인기 뿐만 아니라 팀을 위한 헌신까지 더하면서 최강희 감독의 신임을 받아왔다. 최 감독은 17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스타디움에서 가진 멜버른과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 선발 라인업에 두 선수를 모두 포함시켰다.

무스카트 감독의 두려움은 현실이 됐다. 이동국과 레오나르도는 멜버른과의 맞대결에서 각각 61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대1 무승부를 이끌어 냈다. 경기시작 4분 만에 헤딩골로 실점하며 끌려 가던 전북은 전반 12분 한교원이 멜버른 진영 아크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레오나르도가 그림같은 오른발 프리킥골로 연결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이후 이동국이 최전방에서 멜버른 수비라인을 휘저었고 레오나르도가 2선에서 지원사격을 펼치며 멜버른과 공방전을 펼쳤다.

전북은 이번 멜버른 원정에 16명의 선수 만이 나섰다. 현실과 타협했다. ACL과 병행하는 K리그 클래식을 간과할 수 없었다. 최 감독은 루이스 등 일부 주력 자원을 제외하는 로테이션으로 이번 멜버른전에 나섰다. 모험이기도 했다. 전북은 지난 2014년 멜버른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비겼다. 올해 대회 조별리그에서 멜버른과 만난 수원도 두 번 모두 비겼다. 남반구인 멜버른의 상반된 기후와 20시간 가까이 소요된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 한정된 자원 등 악재가 산적했던 승부였다.

전북은 멜버른과 1대1 무승부로 승부를 마쳤다. 의미가 적지 않다. '원정골'은 무엇보다 돋보이는 성과다. 전북은 16강 2차전에서 멜버른과 득점없이 비겨도 원정골 규정(종합전적과 점수가 같을 경우 원정 득점 우선)에 힘입어 8강에 오를 수 있다. 25일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질 16강 2차전을 마음 편히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주력 자원의 힘을 보전하는 로테이션으로 피로도를 최소화 시킨 것도 리턴매치에서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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