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제주 감독 "수비가 돼야 제주 산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2-23 16:56 | 최종수정 2016-02-23 18:16


조성환 제주 감독(왼쪽)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 제주 감독(46)이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1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2대4 제주의 패배였다. 뎀바 바, 프레디 구아린 등 스타선수들로 구성된 상하이 선화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조 감독은 "좋은 약이 된 경기였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장면에서 실점이 나온 부분이 있다. 상대 공격수들의 개인능력이 출중한 것을 알고 있었다. 협력수비로 봉쇄하려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수비가 돼야 한다. 그래야 제주가 산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주의 수비력은 지난 시즌부터 조 감독을 괴롭혔다. 제주는 2015년 K리그 클래식에서 총 56실점을 허용했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로 강등된 부산(55실점)보다도 많은 골을 헌납했다. 목표였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도 그렇게 물 건너 갔다. 조 감독은 지난 시즌을 두고 "아쉬웠다. 공격적으로는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실점도 많았다.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가 뒤집히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는 수비를 보완해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 겨울 주축 중앙수비수 알렉스가 중국 슈퍼리그 텐진 테다로 둥지를 옮겼다. 주장 오반석도 스포츠탈장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오반석은 4월 중순에 복귀할 전망이다. 조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팀을 만드는 시점에서 알렉스가 이적하고, 오반석이 수술을 받았다. 아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풀백 김수범도 발목 부상을 한 상태다. 조 감독은 "수비력을 다지기에 완벽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권한진 이광선을 이번 겨울에 데려왔다. 지난 시즌 백동규도 제 몫을 해줬다. 계속 호흡을 맞춰나간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영입한 좌측 풀백 정 운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조 감독은 "정 운의 상태가 좋다.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조 감독은 포백을 주력 수비전술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좌측에 정 운, 중앙에 권한진 이광선 백동규 등이 있다. 김수범이 다쳐서 우측은 공백이 있지만 김봉래 배재우를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리백도 고려하고 있었다. 조 감독은 "주력은 포백이지만 포백만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상황과 상대 전술에 따라 유연하게 스리백도 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축구를 지향한다. 때문에 2선에 송진형 권순형, 윤빛가람(옌벤 푸더) 등 패스능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를 선호했다. '살림꾼' 양준아(전남)가 밑에서 받쳐줬기에 가능했다. 양준아가 없는 지금 조 감독은 다른 그림을 그려야 한다. 조 감독은 "권한진이 중앙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겸한다. 멀티능력이 있는 선수다"면서 "오반석이 돌아올 때까지는 권한진을 중앙수비에 세울 것이다. 오반석 복귀 후 권한진을 올려서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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