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호가 23일 오후 5시 중국 쉔젠 유니버시아드 센터에서 펼쳐지는 4개국 친선대회 2차전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1일 베트남과의 첫 경기에서 5대0 대승을 거뒀다. 전반 14분 이민아(인천 현대제철)의 선제 결승골이자 A매치 데뷔골이 터졌고 이후 공격진이 두루 활약했다. 이현영(이천대교), 유영아(현대제철), 김수연(화천KSPO), 이소담(대전스포츠토토) 등이 골맛을 봤다. 역대 전적에서 절대우위를 자랑하는 베트남을 상대로 실험적인 라인업을 가동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장슬기 시프트'였다. 윤 감독은 올시즌 고베아이낙에서 이적해 현대제철 유니폼을 입은 공격수 장슬기를 왼쪽 윙백으로 내리는 '반전 용병술'을 선보였다. 캐나다여자월드컵 스페인전에서 짜릿한 '슈터링 골'로 사상 첫 16강을 이끈 '공격수 출신 사이드백' 김수연을 왼쪽 날개로 올려세웠다. 왼쪽 라인에서 공격본능에 충실한 김수연-장슬기가 활발한 오버래핑과 원활한 호흡을 보여주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수연은 이날 팀의 4번째 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감각을 뽐냈다. 지난해 여자대표팀은 오른쪽 라인의 측면 공격에서 강세를 보였다. '김수연-장슬기 라인'의 성공적 실험은 이번 대회의 수확이자 새로운 발견이다.
캐나다월드컵에서 질풍같은 스피드와 날선 킥으로 오른쪽 라인을 거침없이 허문 '윙어' 강유미와 공수 모든 면에서 든든한 베테랑 '윙백' 김혜리가 버티는 오른쪽 라인 못지 않은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수비의 달인' 윤 감독 역시 '멀티플레이어' 장슬기의 수비수 변신에 대해 "위치 선정과 이해도만 높인다면, 공수 모든 면에서 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은 베트남, 멕시코, 중국이 풀리그를 치러 순위를 가리는 이번 대회는 2월말 일본 오사카에서 사상 첫 올림픽 티켓에 도전하는 윤덕여호에게 중요한 의미다. 최종 모의고사의 성격이 짙다. 조직력과 체력,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전술을 실험할 마지막 기회다. 한국은 23일 오후 5시 멕시코와 2차전, 26일 오후 5시 중국과 최종전을 갖는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윤덕여호는 멕시코를 상대로 '에이스' 전가을, 지소연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2대1로 승리한 바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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