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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쓴 조성환 감독 "오늘처럼 선수들이 예쁜 적이 없어"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10-04 18:09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오늘처럼 선수들이 예뻐 보인적이 없다."

조성환 제주 감독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제주는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에서 3대2로 이겼다. 제주는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46점으로 인천을 넘고 6위에 올랐다. 덤으로 5경기 무승(1무4패)이었던 전북징크스도 깼다. 조 감독은 "승리의 원인은 팬 여러분 프런트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의 염원이 함께 모였기 때문이다. 포기않고 경기해 얻은 결과다. 뭐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내 지도자 인생의 한페이지가 될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경기 전 성남이 이겼다는 꿈을 꿨다고 했다. 실제로 성남이 인천을 1대0으로 잡으며 현실이 됐다. 그는 "성남이 1대0으로 이겼는데 스코어까지 나왔다. 꿈에서는 페널티킥으로 성남이 넣었다"고 웃었다. 경기 중 성남이 골을 넣은 순간에 대해서는 "들어가는 순간 박코치가 얘기하더라. 그런데 우리 스코어는 2-2였다. 그래서 아쉬웠다. 포기않은 결과다"고 했다. 조 감독은 "지난 수원전에 2-0으로 앞서다가 진 경험 있다. 얘기 많이 했는데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잘 안되나 보다. 이날도 적극적인 수비가 안됐다. 동점까지 됐는데 질 것 같은 느낌은 안들었다. 찬스도 많았고 선수들의 끈질긴 바램이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2골을 넣은 김상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철학은 성실하고 노력한 선수에게 기회 주는 것이다. 김상원이 성실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럽다. 임무 부여했는데 득점까지 해서 축하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시즌 치르면서 본인의 개인적인 실수 때문에 실점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잘 극복하고 이겨낸 것이 대견하다"고 했다. 마지막 종료 휘슬이 끝나고 상황을 물었더니 "끝나고 성남-인천전이 2~3분 남았더라. 지난 10일 만큼이나 길게 느껴졌다. 한쪽에서 보고 있었다. 이렇게 까지 했는데 행운이 져버리지는 않을 것 같았다"고 웃었다. 이어 "이래서 지도자에 대한 희열 느낀다"고 했다. 선수들에 대한 보상은 휴가다. 조 감독은 "제주는 육지랑 멀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없다. 돈으로 안되니까 휴식에 많은 시간을 배려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제 조 감독의 시선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다. 그는 "시즌 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이 목표였다. 목표를 통해서 도전할 수 있고 이제 상위 스플릿에 갔으니까 만족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생각"이라고 했다. 조 감독의 상위 스플릿 경쟁자는 공교롭게도 동갑내기 친구 김도훈 인천 감독, 노상래 전남 감독이었다. 조 감독은 "공평한 결과다. 인천의 행운이 초반에 많이 따랐다면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수비 조직이나 좋은 점이 많았다. 우리는 부상자나 여러 아픔 겪었는데 마지막에 선수들이 노력한만큼 행운이 우리에게 따라줬다. 충분히 상위 스플릿에 들 자격 있다"고 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올 시즌 들어 그렇게 이쁘게 보이고 좋게 보인 적이 없었다. 한사람 한사람 스킨십 하고 지도자로 큰 보람이고 가슴이 뭉클하더라. 말주변 없어서 이런 저런 얘기 안했는데 내 표정만 봐도 얼마나 좋은질 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배기종이나 강수일이 빠졌다. 생각이 바뀐게 큰 힘이다. 이기고자 하는 강한 의욕이 전년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선수들 결속력 팀원 더 좋아질 것 같다.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남은 5경기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 오늘 경기로 자신감 얻었을 것 같다. 대진 순서 주어지면 한경기 한경기 쏟아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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