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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한가위 종합선물세트,그래서 더 안타까운 박주영의 부상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07:01



FC서울은 전통적으로 '한가위 승부'에 강했다. 서울은 최근 3년간 추석 전후로 펼쳐진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왼발의 몰리나는 광주에 유독 강했다. 광주를 상대로 3골2도움을 기록했고, 몰리나가 공격포인트를 올린 광주와의 4경기에서 서울은 지지 않았다.

한가위 연휴인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클래식 25라운드(순연 경기) 광주와의 홈경기, 서울의 '한가위 불패' 역사는 면면히 이어졌다. 전반 27분 김호남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전반 31분 박주영의 동점골, 후반 3분 오스마르의 역전골, 후반 32분 김동우의 쐐기골에 힘입어 3대1로 역전승했다. '왼발의 몰리나'는 2도움으로 서울 유니폼을 입고 100포인트 위업을 달성했고, 무릎 부상을 참고 출전한 박주영은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러나 '더도, 덜도 말고' 좋았던 한가위 매치, 최용수 서울 감독은 활짝 웃지 못했다.

몰리나의 100포인트→박주영 골, 짜릿 역전승 '종합선물세트'

전반 서울은 광주의 맹렬한 기세에 눌렸다. 초반 65%대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파상공세로 나선 광주는 서울을 강하게 압박했다. 김호남, 송승민, 이으뜸 등 공격라인의 기세는 무시무시했다. 전반 27분 김호남이 송승민의 힐패스를 이어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성남, 전북전에 이어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날선 감각을 자랑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백전노장' 박주영의 발끝이 살아났다. 불과 4분만에 서울의 반전이 시작됐다.

전반 31분 아드리아노가 측면을 파고들며 박스안 몰리나에게 패스를 찔러넣었다. 몰리나가 문전 쇄도하는 박주영을 바라봤다. 박주영이 톡 찍어올린 볼이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박주영의 '원샷원킬' 올시즌 7호골, 몰리나의 시즌 8호 도움이었다. 몰리나가 서울에서 5시즌만에 공격포인트 100개(55골45도움) 역사를 쓴 순간이었다. 데얀(155개), 윤상철(132개)에 이어 세번째다.

후반 서울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부상한 박주영 대신 김현성을 투입했고, 차두리, 고광민의 강력한 오버래핑을 통해 측면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후반 시작 직후 몰리나의 왼발에서 또다시 두번째 골이 시작됐다. 후반 3분 몰리나의 코너킥을 이웅희가 밀어넣으려다 문전혼전 속 광주 수비를 맞고 흘러나온 볼을 오스마르가 지체없이 밀어넣었다. 짜릿한 역전골, 상암벌은 열광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지던 후반 32분 서울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세번째 골 역시 몰리나의 왼발에서 시작됐다. 후반 32분 몰리나의 프리킥을 김동우가 헤딩으로 밀어넣었다. 3대1 역전승, 한가위 홈팬들을 열광시킨 종합선물세트였다.

몰리나는 3골 모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100-101포인트를 한꺼번에 달성했고, 박주영은 7월 25일 인천전 이후 2개월만에 부활포를 터뜨렸고, 서울은 3골을 몰아치며 역전승했다. 최근 5경기 1승2무2패의 부진을 훌훌 털어냈다. 오스마르, 김동우 등 수비수들이 '세트피스'에서 릴레이 골맛을 보며 새 득점 루트를 확인했다. 이날 승리로 5위 서울은 값진 승점 3점을 추가하며 4위 성남(승점 51,득실차 +7)과 똑같은 승점 51(득실차 +6)로 키를 맞췄다. 승점 53의 3위 포항을 2점차로 바짝 추격하며 리그 막판 3위권 전쟁에 불을 지폈다.

단 하나의 아쉬움, 웃지 못한 최용수


유일하게 아쉬운 장면은 전반 종료 직전 '에이스' 박주영의 부상이었다. 지난 8월 29일 28라운드 제주 원정(1대2패) 이후 5경기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직전 32라운드 성남전(0대1패)에서 30분간 출전하며 감각을 예열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무릎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팀이 힘든 상황에서 출전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했다"고 귀띔했다. "박주영은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선수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 좋은 기운을 전이시키는 힘이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최근 팀의 부진 속에, 무릎 부상을 참으며 선발로 나선 박주영은 7월 25일 인천전 이후 두달만에 골맛을 봤다. 8월 29일 제주전 이후 지난 라운드 성남전에 교체출전했고, 5경기만에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특유의 영리한 위치선정과 결정력으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동점골 이후 이찬동과 충돌한 후 왼발 통증을 호소하며 카트에 실려나갔다.

경기 직후 최용수 감독의 낯빛은 어두웠다. 박주영의 부상 정도를 묻는 질문에 "하프타임때 체크해본 결과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다. 발바닥 쪽 같다"고 했다. "힘든 재활 끝내고 돌아와, 중요한 분위기에서 동점골도 넣어주고 반전 역전승에 '일등공신'이 됐는데…"라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상황을 봐야겠지만 향후 내가 원하는 공격조합에 깊은 고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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