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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성적은 그룹B? 운영은 그룹A!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9-24 07:46


◇윤정환 울산 감독 및 선수단이 지난 11일 울산월드컵경기장 남문광장에서 팬들과 함께 뒷풀이인 '야간매점' 행사를 ㅈ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이제부터가 시작이네요."

지난 19일 울산월드컵경기장.

짜릿한 3대2 역전승으로 홈 경기를 마무리 한 울산 현대 구단 프런트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경기장 남문 광장에서 펼쳐질 '뒷풀이' 준비 때문이다. 울산은 올 시즌 홈 경기 승리 시 선수단 전원이 남문 광장으로 이동해 팬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로 여겨졌으나 성적이 바닥을 치면서 기대 만큼의 행사 실적을 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선수단이 '경기 뒤 숙소 이동' 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고 팬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만든 것은 K리그 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1983년 프로축구 출범과 함께 한 울산은 그동안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팀이었다. 우수한 선수와 지도자를 앞세워 '만년 우승후보'로 꼽혔고, 그에 걸맞는 성적도 냈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더뎠다. 이런 분위기가 지난해부터 '젊은 피'를 수혈하기 시작하며 바뀌기 시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K리그 클래식 구단 중 최연소 국장급인 김현희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5년차 미만 직원들이 실무에 포진하면서 '세대교체'를 완성했다. 선수단 만큼 프런트의 경험도 중요하다. 때문에 울산이 경험 부족 속에 표류할 것이라는 평이 대다수였다. 울산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스폰서십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공헌,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쉼없이 전개하면서 관심을 환기시켰다. 지난해 6위에 이어 올해도 그룹B로 처지면서 관중 동원 숫자가 줄어든 게 흠이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치(경기당 평균 6405명)에는 근접하고 있다.

선수단도 프런트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경기 후 뒷풀이 뿐만 아니라 갖가지 이벤트에 손수 참가하면서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김신욱 김승규 등 주축 선수들은 자신의 이름을 딴 '시누크버거', '승규닭강정' 등을 팔기 위해 직접 매점에 섰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일본 J리그에선 선수나 지도자들이 구단 마케팅에 참여하는 데 적극적인데, 윤 감독도 오랜 기간 사간도스에서 생활해서인지 이런 부분에 적극적"이라며 "K리그 첫 시즌인데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참가를) 고사할 만도 한데, 고마울 따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울산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 유료관중 비율 증가와 수익 확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러나 변화라는 첫 발을 뗀 것 만으로도 이들의 행보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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