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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분석]허리 꽉 잡은 한국, 더할나위 없었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9-09 00:59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더할 나위 없었다. 경기를 압도했다. 허리를 꽉 움켜쥔 채 상대를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적절한 시기에 골이 나왔다. 당초의 걱정을 날려버렸다. 너무나 쉽게 풀어나간 90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9일 레바논 사이다 시돈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3차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징크스가 걱정이었다. 한국은 유독 레바논 원정에 약했다. 1993년 베이루트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뒤 22년간 승리가 없었다. 3번의 레바논 원정에서 2무1패에 그쳤다.

징크스 타파의 핵심은 허리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4-1-4-1 전형으로 나섰다. 마킹 능력과 수비 센스가 좋은 정우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그가 다진 기반 위에 이청용 기성용 권창훈 구자철이 배치됐다.

이들 5명의 선수들이 패스를 통해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하나씩 해체했다. 특히 기성용은 좌우를 가르는 롱패스로 레바논 수비진을 흔들어댔다. 권창훈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허리 장악에 힘을 보탰다. 허리를 다잡은 한국은 레바논전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무리하지도 않았다. 막히면 뒤로 볼을 돌리면서 여유있게 했다.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가 않았지만 큰 변수는 되지 못했다. 한국은 유려한 패스워크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골도 적절한 시간에 터졌다. 전반 22분이었다.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골이 없던 상황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레바논의 의도대로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원톱 석현준이 날카로운 돌파로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이를 장현수가 골로 성공시켰다. 두번째 골이 의미가 컸다. 전반 26분이었다. 권창훈이 허리에서 볼을 뽑아냈다. 30미터를 돌파한 뒤 스루패스를 했다. 구자철이 슈팅하기 직전 상대 수비수가 발을 가져다댔다. 자책골이었다. 레바논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기 충분했다. 후반 14분 권창훈의 마지막 골은 화룡점정이었다.

흐름을 잘 제어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전반 말미 그리고 후반 초반 레바논은 거세게 몰아쳤다. 하지만 한국은 여유가 넘쳤다. 레바논을 밀어내며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다만 보완해야할 점도 있었다. 오른쪽 풀백 적임자를 아직 찾지 못했다. 라오스전에 이어 레바논전에 나선 장현수는 아직 미완성이었다. 수비력은 좋았지만 공격력에서 아쉬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임창우를 대신 투입했지만 정답은 아니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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