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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8강행을 위해서는 어떤 시나리오든 3골 이상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4-4-2 시스템을 가동했다. 정조국과 윤주태가 투톱에 선 가운데 좌우 날개에 몰리나와 에벨톤, 중앙 미드필더에 고명진과 박용우가 위치했다. 포백에는 김치우 오스마르 김동우 차두리가 포진한 가운데 골문은 김용대가 지켰다. 반면 급할 것이 없는 감바 오사카는 철저하게 실리 축구를 했다. 패트릭과 우사미를 제외하고 중원과 수비벽을 두텁게 세웠다.
부인할 수 없었다. 1차전의 벽은 높았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고 했지만 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지나치게 조급했다. 촘촘하게 늘어선 공간도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반면 감바 오사카는 일본 축구의 간판 중원사령관 엔도가 경기를 조율한 가운데 우사미와 패트릭이 역습으로 서울을 괴롭혔다. 공격 일변도의 서울 플레이를 역이용했다. 우려는 현실이었다. 전반 16분 감바 오사카의 선제골이 터졌다. 우사미의 크로스를 패트릭이 헤딩으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은 전반 42분 결정적인 동점 기회를 잡았다. 김동우가 세트피스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몰리나가 실축했다. 기회 뒤 다시 위기였다. 전반 45분 구라타가 역습 과정에서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죽음의 조에서 탈출하고자 선수들과 열심히 달려왔다. 16강 홈 1차전에서 3실점이 심적으로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간 것 같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젠 선수들에게 자신감 넣어줘야 한다. 아쉬운 부분은 승부처에서 결정지을 수 있었더라면 하는 것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매번 ACL 참가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수비가 조직적으로 갖춰져야 높은 위치 갈 수 있다. 결국은 승부처에서 마무리를 확실하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의 역량이 크게 좌우하지 않았나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멀티골을 터트린 윤주태에 대해서는 "팀은 패배로 끝났지만 윤주태의 성실한 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견했다.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고 칭찬했다. .
서울은 2013년과 지난해 ACL에서 출전한 K리그 팀들 가운데 최고 성적을 거뒀다. 2013년에는 준우승했고, 지난해에는 4강에 진출했다.
올 시즌 ACL은 파란만장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ACL 티켓을 따냈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조별리그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극장이 연출됐다.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몰리나의 결승골을 앞세워 가시마 앤틀러스(일본)를 꺾고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3년 연속 8강문을 노크했지만 끝내 열리지 않았다.
최 감독은 "경기 양상은 평준화가 된 상황이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결정을 지어줄 수 있는 좋은 선수와 함께 하고 싶은 건 모든 감독들의 똑같은 마음이다. 2013년 이후 데얀 등의 주축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그 과정은 본인의 꿈도 있을 것이고, 우리가 잡고자 하는 건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무엇 때문에 선수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는 다들 잘 알겠지만, 승부처에서 마무리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것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특히 ACL에서는 그런 선수의 부재를 더욱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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