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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시간은 흘러가고…, 과연 언제 꽃이 필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4-23 17:26 | 최종수정 2015-04-24 06:22


FC서울이 15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경기를 펼쳤다. 1승 1무 3패로 10위를 기록 중인 FC서울과 개막 후 5경기서 1무 4패로 최하위인 대전의 맞대결이다.
결정적인 어시스트가 골로 연결되지 못하자 아쉬워하고 있는 박주영.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15

어느덧 한 달이 훌쩍 흘렀다.

박주영(30)은 지난달 11일 공식 입단식 후 FC서울 훈련에 합류했다. A매치 브레이크 기간을 거쳐 4일 제주전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2409일 만에 K리그와 다시 만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된 그는 3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 일조했다. FC서울은 후반 44분 터진 에벨톤의 결승골을 앞세워 제주에 1대0으로 승리하며 올 시즌 K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12일 인천과의 원정경기(1대1 무)에선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전반 9분 에벨톤이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첫 골을 터트리는 기쁨을 누렸다. 박주영이 K리그에서 마지막으로 골을 터트린 것은 2008년 4월 6일 광주 상무전이었다. 2562일 만에 K리그에서 골을 추가했다. 인천전에선 처음으로 풀타임도 소화했다.

15일 대전전(1대0 승)에서는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전반과 후반의 역할이 달랐다. 후반에는 최전방에서 2선으로 이동해 좌우, 중앙으로 볼을 뿌리며 한층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슈팅 대신 패스로 팀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그러나 후반 30분이 지나자 근육경련이 일어나 후반 32분 교체됐다. 박주영이 돌아온 이후 서울은 2승1무를 기록했다.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경기를 통해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멀리 내다봐야 한다. 공백 기간을 무시할 수는 없다. 믿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하지만 18일 K리그 최대 라이벌전인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모든 것이 일그러졌다. 기대가 컸다. 그는 슈퍼매치에서 유일한 역사를 갖고 있다. 해트트릭이다. 2007년 3월 21일, 리그컵이었다. 그는 슈퍼매치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수원을 4대1로 무너뜨렸다.

전반은 1-1로 균형을 이뤘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박주영이 출격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직전 "주영이는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스트라이커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어느 순간 기술이 나올 수 있다. 훈련을 꾸준하게 하고 있으니 컨디션 회복은 시간 문제다. 그에 대비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슈퍼매치의 사나이' 박주영은 없었다. 박주영은 오프사이드를 두 차례 기록했을 뿐, 유효슈팅 '0'의 행진은 이어졌다. 계속되는 실점에 전력에도 보탬이 되지 않았다. 서울도 울었다. 후반 수비라인이 무너지면서 무려 4골을 허용하며 1대5로 대패했다.

팀은 한 고비를 넘겼다. 서울은 21일 안방에서 벌어진 광저우 헝다(중국)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2위를 유지하는 귀중한 승점 1점이었다. 진정한 반전의 기회는 26일 찾아온다. 서울은 이날 오후 2시 전남 목포축구센터에서 광주FC와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를 치른다. 광주는 2승1무 후 최근 4경기 연속 무승의 늪(1무3패)에 빠졌다. 목포에서 치른 두 차례의 홈경기에선 1무1패를 기록 중이다. 서울은 올 시즌 원정에서 단 1승도 없다. 1무3패다. 광주가 8위(승점 8), 서울은 9위(승점 7)에 위치해 있다.


박주영에게 다시 눈길이 쏠린다. ACL 출전 등록이 되지 않은 그는 광저우전을 건너 뛰었다. ACL에선 팀이 8강에 진출해야 뛸 수 있다. 일주일간 공백이 있었다. 이제는 K리그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서울도 박주영의 활약이 절실하다. 서울의 가장 큰 고민은 골가뭄이다. 경기당 평균 1골이 안된다. K리그에선 7경기에서 6골(경기당 평균 0.86골)에 그쳤다. 최근 6경기 연속 1득점이다. ACL 조별리그에서는 5경기에서 2골(경기당 평균 0.4골)에 불과하다. 멀티골이 단 한 차례도 없다.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박주영이 터지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박주영이 복귀할 당시 '시간'이 화두였다. 언제 컨디션을 회복할 지 관심이었다. 그 시간이 지났다. 5월이 성큼 다가왔다. 지천에는 꽃내음이 더욱 짙게 느껴지고 있다. 그의 앞에 놓인 화두는 '골'이다. 박주영이 언제 꽃망울을 터트릴까. 모든 것은 박주영 하기에 달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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