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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보가 기다린 '폭풍왼발'안용우의 부활"이제 시작"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4-23 07:59



"지금 나는 기다리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안용우다."

시즌 초반 전남의 골 결정력에 대한 비판에 스테보(전남)는 지체없이 안용우를 언급했었다. "정말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고, 게임의 흐름을 한방에 뒤집을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지금 용우는 스스로와의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인것 같다. 좀더 날카롭고 예리한 모습을 되찾는다면 (이)종호나 내가 엄청난 지원군을 얻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안용우가 꼭 필요하다. 용우의 도움없이 상대팀을 상대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19일,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부산 원정(2대0 승)에서 안용우는 스테보의 기다림에 응답했다. 개막 후 5경기 무패(1승4무)를 달리던 전남은 직전 경기에서 포항에 1대4로 패했다. 자칫 연패로 기울 수 있는 기로였다. 1-0으로 불안하게 앞서가던 후반 41분, 안용우는 문전에서 상대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흘러나온 볼을 지체없이 왼발로 밀어넣으며 빈 골망을 흔들었다. 안용우의 올시즌 첫골에 가장 기뻐한 것은 역시 스테보였다. 안용우를 뜨겁게 포옹했다. '핸들링'을 어필하는 상대에게 한국어,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안용우를 변호했다. 현영민 정석민 이종호 등 동료들이 일제히 달려와 안용우의 부활을 축하했다. 안용우는 "다 제가 마음고생한 걸 알기 때문에 진심으로 축하해준 것 같다"며 웃었다.

안용우는 K리그 클래식에 데뷔한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6골6도움으로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전남의 측면, '치달(치고 달리는)' '폭풍 왼발' 안용우는 알고도 못막는 득점 루트였다. 안용우의 거침없는 크로스를 이어받은 스테보, 이종호가 각각 13골, 10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스타덤에 힘입어 난생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이종호, 김영욱 등 팀 동료들과 함께 28년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차가 된 올시즌 초반, 예기치 않은 부진에 시달렸다. 안용우로 대표되는 전남의 측면에 각 구단들은 치밀하게 대비했다. 안용우가 막히면서, 공격수들의 골도 줄었다. 안용우는 "애써 태연하려 했지만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동료들이 한결같이 격려해주고, 믿어줬다. 그 힘으로 버텼다"고 했다. 부진의 이유를 상대의 견제보다 스스로에게서 찾았다. "상대의 집중 견제보다, 내 몸 상태가 덜 올라왔었다. 알고도 못막는게 축구 아니냐. 그런 점에서 내가 상대를 더 공략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1년차 때부터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휘젓던 배짱 있는 선수였다. "자신감 하나로 축구하는 선수였는데, 한두경기 안풀리다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된 면도 있었던 것같다"고 털어놨다.

'왼발의 달인' 안용우는 노상래 전남 감독은 물론, 스테보, 이종호를 비롯한 전남 선수들이 인정하는 '에이스'다. 안용우는 "'에이스'라는 이름에 대해 내가 확답을 드려야 하는데, 아직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손사래 쳤다. "작년보다 개인운동도 더 많이 하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잘 안풀려서 속상했다. 첫 골을 넣었으니, 이제 시작"이라며 눈빛을 빛냈다. '안용우의 크로스가 살아야 전남 공격이 산다'는 스테보의 말에 동의했다. "그부분은 맞다. 내가 잘 올려줘야 스테보에게 찬스가 나는데 이전 경기에서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좋은 스타트를 끊었으니 이제부터 많이 올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전남은 26일 '1강' 전북과 홈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안용우의 부활은 천군만마다. 안용우는 "작년에도 홈에서 전북을 이겼듯이, 선수단 모두 자신감에 차 있다. 전북의 22경기 무패 기록을 한번 깨보자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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