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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완파한 카보베르데 도대체 어떤 나라?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5-04-01 15:34





"카보베르데 어떤 나라야?"

3월 31일∼4월 1일(한국시각) 치러진 각국 A매치에서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뉴스가 있다.

강호 포르투갈이 카보베르데에 0대2 완패를 당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빠진 경기라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질 포르투갈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은 둥글다'는 진리를 여실하게 보여 준 카보베르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축구팬은 물론 카보베르데라는 국가 이름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카보베르데의 정식명칭은 카보베르데공화국(Republic of Cape Verde)이다. 아프리카 대륙 소속으로 북대서양의 15개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섬나라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등록 명칭도 '카보베르데 아일랜드(Cape Verde Islands)'다.

15세기 포르투갈인에 의해 무인도로 발견돼 500여년간 포르투갈 식민지로 있다가 1975년 독립했다. 국토 전체 면적이 4033㎢로 한국(9만9720㎢)의 25분의1 정도이고, 전라북도 면적(8048㎢)의 절반에 불과하다. 인구 역시 53만여명으로 서울 관악구 주민수와 비슷하다.

국가 규모 뿐만 아니라 GDP(국내총생산) 세계 163위(20억달러), 1인당 GDP 세계 111위(3810달러·이상 2014년 IMF 통계 기준)로 약소국 중에 약소국이다.

국제 축구계에서도 제대로 명함 한 번 내밀지 못한 변방이다. 1986년 FIFA에 가입했지만 19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4회 연속 월드컵 예선에 참가하지 않다가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도전했지만 계속 탈락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지역 예선 2라운드에서는 아프리카 강호 튀니지를 제치고 조1위로 최종 라운드에 오르며 사상 첫 월드컵 본선을 눈앞에 뒀지만 부정선수 사건으로 자격 박탈을 당했다. 레드카드로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선수를 몰래 출전시켜 튀니지에 2대0으로 이겼지만 뒤늦게 발각돼 0대3 몰수패 처분을 받았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불참-기권-예선 탈락을 거듭하다가 2013년 8강까지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처럼 축구계에서 보잘 것 없는 '스펙'을 보유한 국가인데도 FIFA랭킹이 38위나 된다. 한국(56위)은 물론이고 아시아 1위 이란(42위)보다 상위에 랭크돼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알제리(18위), 코트디부아르(20위), 가나(24위), 튀니지(25위), 세네갈(36위)에 이어 총 54개국 중 6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까지 100위 안팎에서 맴돌던 카보베르데의 FIFA랭킹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은 2013년부터다. 2013년 최고 랭킹이 36위였다가 2014년 한때 27위까지 치솟기도 했다.

카보베르데의 FIFA랭킹이 높은 것은 FIFA의 독특한 랭킹 산정법 때문이다. FIFA랭킹은 최근 48개월간 A매치 성과를 토대로 'A매치 경기 결과'×'경기 중요도'×'상대팀의 전력'×'대륙별 가중치'로 집계한다. 순위 계산에 포함되는 경기들은 월드컵 본선 월드컵 지역예선 대륙 선수권대회 본선 대륙 선수권대회 예선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친선경기들이다

경기 중요도는 대회의 성격에 따라 가산점이 달라진다. 상대팀 랭킹에 따른 가중치 역시 '(200-상대팀 랭킹)÷100'이라는 공식을 적용한다. 또 대륙별 배점은 유럽 0.99점, 남미 1점, 북중미,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가 0.85점이다. 경기 시기에 따른 가산점도 달라 최근 1년간 결과는 100%, 13~24개월은 50%, 25~36개월은 30%, 37~48개월은 20%가 반영된다.

이처럼 복잡한 산정 방식이 카보베르데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보베르데는 2013년 진행된 브라질월드컵 지역예선 2라운드서 튀니지에 몰수패를 당하기 전까지 3전 전승을 하며 포인트를 제법 쌓았다. 여기에 2013년부터 이번 포르투갈전까지 4차례 친선경기를 치러 무패 행진(1승3무)이고 2015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서도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조별 리그에서 무패(3무)를 기록했다.

카보베르데는 한국과 작은 인연이 있다. 지난해 난징하계청소년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 청소년대표팀에 0대5로 대패했다. 박지성(은퇴)과 맨유에서 함께 뛰었던 나니(29·스포르팅 리스본)가 카보베르데가 낳은 유일한 축구스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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