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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뉴질랜드전] 두리삼촌의 은퇴식,92년생 막내 이재성이 쏘아올린 희망

기사입력 2015-03-31 22:15 | 최종수정 2015-03-31 22:15

[포토] 선제골 이재성,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가졌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뉴질랜드의 경기에서 후반 이재성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31/

'두리삼촌' 차두리의 은퇴식, 한국축구의 희망이 시작됐다.

'군데렐라' 이정협(상주 상무)에 이어 슈틸리케호에 또 한명의 K리그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뉴질랜드전, 0-0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40분 '전북 에이스' 이재성의 왼발이 번쩍 빛났다. 후반 40분 김보경이 문전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와 경합 끝에 넘어지며 찬 필사적인 왼발슛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튕겨나왔다. 나란히 쇄도하던 이재성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왼발로 재차 밀어넣어 기어이 골망을 갈랐다. A매치 2경기만에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1992년생 당찬 막내가 '두리삼촌'의 은퇴식에서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1대1 무)가 끝난 뒤 데뷔전을 치른 이재성의 활약을 이례적으로 칭찬했었다. "그동안 지켜본 경기 중에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고 공격 포지션에서도 결정을 지어주는 역할도 좋았다"고 말했다. A매치 데뷔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침착하고 당찼다. "잃을 것이 없다. 과감히 자신있게 하라"고 슈틸리케 감독의 주문을 200% 소화했다. 패기만만,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쟁쟁한 해외파 틈바구니 속에서 제몫을 해냈다. 지난해 K리그 데뷔한 이재성은 '1강 전북에서' 26경기 4골-3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산둥 루넝(중국)과의 원정에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대표팀을 향하는 애제자를 향해 '백전노장'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렇게 조언했다. "전북에서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플레이를 했다면, 대표팀에서는 더 돋보일 수 있도록 공격적인 축구를 하라."

'슈퍼 루키' 이재성은 스승의 조언을 잊지 않았다. A대표팀 2연전에서 눈부시게 빛났다. 뉴질랜드전 후반 18분 '동기' 손흥민 대신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쉴새없이 측면을 파고들며 찬스를 노렸다. 박지성을 연상시키는 활동량에, 패스길을 예측하는 축구센스, 측면을 파고드는 돌파력,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빛났다. 이재성의 결승골이 터진 순간, '두리삼촌' 차두리가 벤치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세대의 마지막 스타, 차두리의 은퇴식에서 '1992년생 공격수' 이재성의 발견은 축복이다. 손흥민, 김진수, 그리고 이제는 이재성이다. 걸출한 선배들이 떠난 자리, 당찬 '92라인'이 대한민국 축구의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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