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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하석주 감독,아주대 만원관중속 '감격' 홈 개막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3-20 17:19



"프로 경기보다 더 부담이 되더라. 이렇게 많은 팬들이 와주실 줄을 나도 몰랐다."

'돌아온' 하석주 감독의 아주대가 U리그 홈 개막전에서 2경기 무패를 달렸다. 20일 오후 3시 경기도 수원 아주대 인조잔디구장에서 펼쳐진 2015년 카페베네 U리그 5권역 2라운드에서 아주대와 경희대는 1대1로 비겼다. 스코어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운동장을 가득 메운 1000여 명의 관중이었다. 아주대 사령탑 시절 무패우승을 이끈 '레전드' 하 감독의 컴백에 기대감이 고조됐다. 개막전에 1000여 명이 운집했다. 지난해 웬만한 프로 무대 못지않았다. 햇볕 좋은 봄날, 금요일 오후 강의실에서 쏟아져나온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축구를 즐겼다. 축구를 좋아하는 여대생들이 푸른색 응원 스틱을 들고 한목소리로 "아~주대학교!" "한골 더!"를 연호했다. 운동장에서 흘러나오는 뜨거운 함성에 지나던 이들이 발길을 멈췄다. 캠퍼스 커플은 축구 데이트를 즐겼고, 외국인 교환학생들도 까치발을 든 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며 환호를 보냈다. 교수님들은 VIP석에서 90분 내내 일어선 채 목이 터져라 선수들의 이름을 외쳤다.

하 감독의 리그 2번째 경기이자 홈 개막전이었다. 노모와 가족들을 위해 지난 시즌 전남 드래곤즈 사령탑에서 물러나 모교 아주대로 돌아온 하 감독은 여전히 '승부사'였다. 춘계연맹전에서 부진했던 팀을 이끌고 부곡에서 매일 하루 4번씩 지옥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13일 1라운드 개막전 한양대 원정에서 4대1로 대승했다. 이날 홈 개막전에서 하 감독은수트 차림 대신 야전사령관같은 유니폼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전반 24분 왼쪽에서 쇄도하는 윤태수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강태웅의 선제골이 터졌다. 수원 삼일공고 출신 4학년 강태웅은 한양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 10분 이기현의 날카로운 헤딩이 경희대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그러나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팀인 경희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후반17분 경희대 미드필더 한준규가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거제고 출신 2학년 미드필더 김한길의 활약은 빛났다. 왼쪽 측면을 끊임없이 파고들며 골을 노렸다. 후반 42분 김한길의 날선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마지막까지 선수들도 팬들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U리그 우수 홍보대학 최우수상을 받은 아주대다웠다. "아주대!" "한골 더!" "힘내자!" 라는 응원이 쏟아졌다. 주장인 센터백 김경재는 쥐가 올라오는 와중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양팀은 1대1로 비겼다. 최선을 다한 뜨거운 승부에 "멋있다!" "최고다!" 학우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경기 후 하 감독은 U리그 아주대의 열기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프로경기만큼 부담스러웠다. 마치 결승전처럼 관중이 많았다. 이렇게 많이 오실 줄은 나도 몰랐다"며 웃었다. 아주대의 무패우승을 이끈 후 2012년 전남으로 떠난 후 완공됐던 인조구장에서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만원 관중속에 뜨거운 명승부를 펼쳤다. "웬만한 2군리그도 이렇게 많은 관중은 오지 않는다. 아주대의 축구 열기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최고의 프로무대에서 대학교로 돌아온 감회를 묻는 질문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다. U리그에서 좋은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내 K리그로 보내는 것이다. 학원 스포츠의 발전이 K리그,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주대 내 29개 축구동아리와도 적극적인 연계를 계획하고 있다. "축구부와 학우들이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상부상조하며 기회가 된다면 축구교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연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아주대 감독으로서 꿈을 물었다. "앞으로도 계속 재밌는 축구를 보여주겠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2년내에 내가 원하는 팀을 만들겠다. 내 꿈은 이곳, 아주대 인조구장를 꽉 채우고, 만원관중앞에서 왕중왕전을 하는 것이다."
아주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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