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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느껴진 슈틸리케 감독 50분 격정 토로, 메시지는 분명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3-17 17:10 | 최종수정 2015-03-18 07:37


슈틸리케 감독이 슈틸리케 호 4기 명단을 공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7일 축구회관에서 3월 27일과 31일에 펼쳐질 우즈베키스탄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 출전할 대표팀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17/

더하지도 빼지도 않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느껴졌다. 메시지도 명확했다.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한껏 묻어났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월 열린 호주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소집할 명단 23명을 공개했다. 슈틸리케호는 27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와 A매치 2연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호주아시안컵까지는 실험의 연속이었다. 말을 아꼈다. 적응이 끝난 듯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이례적으로 50분간 격정 토로를 이어갔다. 선수들을 향해 냉정한 평가와 잣대를 들이댔다. A대표팀 위상 재정립에 초점이 맞춰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한 이동국(36·전북)을 제외했다. 김신욱(27·울산)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호주아시안컵 최종엔트리와 비교해 6명이 바뀌었다.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과 김보경(26·위건)이 첫 승선했다. K리그에서는 이재성(23·전북)과 김은선(27·수원)이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다. 김기희(26·전북)와 윤석영(25·QPR)이 복귀했다.

이동국의 발탁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올 시즌 이동국이 과연 몇 분을 출전했나"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대표팀은 선택된 받은 자가 선발된다. 지나치게 대표팀의 문턱이 낮아서는 안된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신욱도 여전히 물음표였다. 그는 "김신욱과 이동국은 약간 다른 상황이다. 김신욱이 경기에 더 출전했다. 그러나 확인한 결과, 교체로 나온 것은 몸상태가 온전치 않다는 것이다. 대기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 공격수를 교체해야 되는 상황이 오면 김신욱보다 대기명단에 함께 올라 있는 조영철(26·카타르SC)이 더 근접해 있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고, 출전시간도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동국은 14일 FC서울전에서 첫 교체출전했고, 김신욱은 8일 서울전, 15일 포항전에서 두 경기 연속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근호(30·엘 자이시)가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질문이 없었지만 분명한 이유를 제시했다. "이근호는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했다. 소속팀에서도 현재 교체로만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교체가 필요하면 실행해야 한다. 이근호는 우리 팀에선 상당히 예의바르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인간적으로 나무랄데 없는 선수다. 그러나 이런 점만 두고 대표팀에 부를 수는 없다. 냉정하게 평가할 것은 해야 한다. 대표팀에 들어오기 위해선 그라운드 위에서 충분히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 대표팀은 영광스런 자리다.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군데렐라' 이정협(24·상주)이 재승선했다. 상주 상무는 올해 2부인 챌린지에 속해있다. 챌린지는 21일 개막한다. '깜짝 발탁', '제2, 제3의 이정협'이 없었으면 한다는 말도 반복했다. 그는 "이정협은 정말 예외적인 케이스다. 만약 매달 '제2, 제3의 이정협'을 발굴한다면 K리그에 부정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정협은 우리와 함께 하면서 아시안컵을 포함해 A매치를 7차례 치렀다. 대회 기간을 통해 장단점을 잘 파악했다"고 했다. 이어 "다른 공격수는 2주간 많은 경기를 본 결과 원했던 것처럼 특출난 선수가 없었다. 두 경기 잘했다고 해서 대표팀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하는 결정을 하려면 30인 정도의 소집 명단을 발표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대표팀 운영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주말 포항-울산 경기에서 김신욱이 중거리슛으로 득점하면서 대표팀에 들어와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그 골은 골키퍼의 자책골에 가까운 골이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기의식은 잊지 않았다. "그동안 대표팀에 부임한 뒤 11차례 A매치 8승3패라는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뒤 많은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이 중요하다. 아시안컵에서 성공을 경험한 선수와 대표팀에서 실패한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 지속적이고 합리적인 비판으로 개선점을 꾸준히 찾아낸다면 그 팀은 계속 발전해 나아갈 것이다. 이번 2연전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칼날이 더 예리해진 분위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슈틸리케호 우즈벡-뉴질랜드전 소집 명단(23명)

GK=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 김승규(25·울산)

DF=장현수(24·광저우 부리) 김창수(30·가시와) 김영권(25·광저우 헝다) 곽태휘(34·알 힐랄) 김진수(23·호펜하임) 차두리(35·서울) 김기희(26·전북) 김주영(27·상하이 둥야) 윤석영(25·QPR)

MF=기성용(26·스완지시티) 손흥민(23·레버쿠젠) 김보경(26·위건) 한국영(24·카타르SC) 남태희(23·레퀴야) 박주호(28) 구자철(25·이상 마인츠) 이재성(23·전북) 한교원(24·전북) 김은선(27·수원)

FW=지동원(24·아우스크스부르크) 이정협(24·상주)

※대기명단=이범영(26·부산·GK) 이주용(25·전북) 정동호(25·울산·이상 DF) 김민우(25·사간도스·MF) 조영철(26·카타르) 김신욱(27·울산·이상 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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